기자로서 첫 총선이 끝났다. 사각 프레임 밖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을 보았을 때 느꼈던 생경함이 채 가시지 않은 3개월 차의 일이다. 국회 바닥에 앉아 정치인들의 언론 브리핑을 노트북으로 받아치는 일은 일상이 되었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정치인들의 말 속에 담긴 ‘칼’이다.총선 시기에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기자회견과 논평, 회의 발언들이 쏟아졌다. 기자회견장 부스에 앉아서 기사를 쓰고 있노라면 거대 양당의 대변인, 정치인들이 찾아와 목소리를 높여 칼을 휘두르고 유유히 떠났다. 그 강한 어조에 기
디지털 금융 거래가 우리 일상을 깊게 파고들고 있다. 이제는 은행 창구를 가지 않고도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다. 은행들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계좌개설, 대출, 상품 가입, 해외송금 등 기본적인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은행 뿐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등 전금융업권에서 금융의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요 금융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한편, 앱 서비스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금융 가속화와 함께 금융권은 한 가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와 관련해 SKT와 논의하고 있다. 문제는 알뜰폰 시장이 자리 잡아 더 이상 정부가 지원할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일몰됐던 도매제공의무제도가 다시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됐다. 알뜰폰사는 통신3사(SKT, KT, LGU+)가 구축한 통신망을 빌려 재판매(MVNO) 서비스를 한다.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상설화되는 점은 알뜰폰 업계가 환영할 일이다.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 알뜰폰 시장에는 80여개 사업자가 생겨났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1월 기
지난 1월 2%대로 안착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2월에 이어 3월에도 3%대를 기록했다. 여기엔 농산물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신선과실은 전년 동월 대비 40.9% 올랐다. 품목별로는 사과(88.2%)‧배(87.8%) 등의 가격이 폭등했다.지난 2월부터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자 정부는 할인지원 등 물가안정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와 함께 식품업계에 가격 인하 압박도 지속하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여러 차례에 걸쳐 오리온‧풀무원‧오뚜기 등
일본풍 주점에 대해 “매국노”라고 비하 발언을 한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가 지난 19일 밤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안씨가 쓴 사과문에는 “그럴 의도는 없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등의 표현들이 포함돼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사실 사과문에 정석이란 것은 없다. 하지만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내용과, 최대한 지양해야 하는 표현의 기준은 존재한다. 공적 문서는 아니지만, 사과문이라는 것이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그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준들이 어느 정도 반영
순수한 아이들의 세상에선 흥미로운 것들이 참 많다. 도로를 달리는 각양각색의 자동차와 버스,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헬리콥터, 길고 긴 기차, 무시무시한 탱크까지도. 아이들의 시선에선 모두 신기하고, 재밌는 친구다. 실제로 이런 것들을 주인공 또는 소재로 삼아 제작된 콘텐츠도 무척 많다.지하철 역시 아이들에게 어필할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교통수단이다. 기차와 비슷한 모습인데 주로 땅속을 달리고, 종종 바깥으로 나오거나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지하철역 출입구와 땅속에 만들어진 여러 공간들
ESG. 최근 몇 년간 기업 경영에서 가장 핵심 화두를 꼽자면 이 단어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ESG는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기업의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은 개념이다. ‘ESG 요소’는 기업 투자에 있어서도 주요 평가 가치로 부상했다.이에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의 ESG 경영 활동은 부쩍 활발해졌다. 저마다 ESG 경영 강
민간등급분류기관인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이하 GCRB)의 게임물 등급분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GCRB는 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심사 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GCRB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로부터 일부 등급 분류 권한을 위탁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GCRB는 2014년 6월부터 등급분류 업무를 시작했다. GCRB는 ‘게임산업법’에 따라 비디오게임과 PC게임에 대해 △전체이용가 △12세이용가 △15세이용가 등으로 등급을 분류하는 업무를 위탁받았
“F=ma(힘은 질량과 가속도를 곱한 값.)” 중학교 1학년 과학책 첫 장에 등장하는 공식이다. 이 공식의 이름은 ‘뉴턴의 운동 제2법칙.’ 위대한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이 고안한 것이다. 알파벳 단 세 글자로 이뤄진 이 법칙을 기반으로 인류는 비행기부터 우주선,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첨단과학기술문명을 이루게 됐다. 괜히 글로벌 IT기업 애플사의 상징로고가 아이작 뉴턴을 상징하는 ‘사과’로 정한 것이 아니다.이렇듯 과학은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는 연구 분야라도 전부 연결돼 있다. 기초과학이라는 거대한 뿌리 아래 반도체, 인공지능(AI)
‘5성 호텔’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호텔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시설과 서비스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호텔에 부여된다. 그런 만큼 소비자들은 5성 호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부 5성 호텔들에 대해 최근 소비자들이 남긴 후기를 살펴보면 “차라리 모텔이 나을 정도”라는 수위 높은 비판이 적지 않다.이러한 지적은 사실상 우리나라 호텔 등급 평가 기준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SNS 등에선 미국의 스쿨버스와 관련된 콘텐츠를 종종 만날 수 있다. 미국에선 노란색 스쿨버스가 멈춰 승하차를 알리는 표시가 나오면 그 일대의 모든 차량들이 멈춘다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 한번쯤은 접해봤을 거고,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미국의 스쿨버스 관련 교통안전 규정은 그만큼 엄격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러한 규정이 우리나라에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르는 이가 많다. 어린이통학버스에 대한 특별보호 관련 내용을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51조의 제
“고객 가치를 우선하고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겠다.”올해 금융권 신년사와 주요 경영전략엔 이러한 메시지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특히 올해는 유독 ‘내부통제 강화’에 강한 방점을 찍은 곳이 많아진 모습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 증권업에서 이러한 메시지가 두드러졌다.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기본적으로 내부통제는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지키는 핵심 가치다. 문제는 은행, 증권 등 주요 금융업권에서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터지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만 해도 횡령,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불법
부동산 PF대출 만기도래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지원을 두고 여러 말이 오가고 있다. 태영건설이 수분양자·협력업체·채권자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 3일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이 오너일가 사재출연, SBS 지분 매각 등이 빠진 자구 방안을 내놓자 일각에서는 ‘국민 혈세 및 채권단 자금 등으로 과연 태영건설 살리기에 나서야 하나’라는 의문까지 나오고 있다.이번 태영건설 사태는 그간 시장 내에서 경고돼왔던 부동산 PF 리스크가 현실화된 첫 사례다. 따라서 이를 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스타링크 등 해외 위성통신 사업자들이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선점한 이후에도 정부의 예산이 아직 투입되지 못했다.지난번 사업 신청은 예타 대상 사업으로도 선정되지 않았다. 4,800억원 규모인 이번 사업은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망을 구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6G는 지상망과 저궤도 위성통신망의 연계로 서비스 지역이 상공 등으로 확장되는 것이 특징이다.B2B(기업대상) 사업 모델로는 UAM
소주 출고가가 낮아진다. 하이트진로는 22일부터 희석식 소주 제품인 참이슬과 진로의 출고가를 기존과 비교해 10.6% 인하된 가격으로 조정한다. 롯데칠성음료도 내년 1월 1일부터 처음처럼은 4.5%, 새로는 2.7% 인하된 가격으로 공장에서 출고한다.이는 최근 정부가 국산 증류주류에 대해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한 것에 따른 결과다. 현행 주세법에 따라 증류주류에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가 적용된다. 증류주에 붙는 주세가 72% 수준인 가운데, 국산 제조 주류와 수입 주류의 주세 과세시점이 달라 세부담
“새로운 인력 충원과 연구 사업은 연구기관에게 가장 큰 과제죠. 근데 예산 때문에 신입직원을 뽑을 수도, 새로운 과제를 진행하기도 어려워지고 있어요.”얼마 전 국가연구기관 관계자들과 가진 송년회 자리였다. 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근무하는 A연구원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기자에게 말했다. 정부가 내년도 국가 과학계 예산 삭감 정책을 발표한 이후 국가연구기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었다.A연구원은 말처럼 내년도 과학계에 대한 정부 지원은 크게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0월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 총괄 분
정부와 여당이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기간 연장을 본격 추진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현장에서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보다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다.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책임을 원청과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에게 묻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2021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법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 27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다만,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2년의 유예기간이 추가
은행권이 ‘동네북’ 신세다.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을 시작으로 금융당국, 정치권까지 나서 은행권을 대상으로 총공세에 나섰다. 고금리 환경 하에 막대한 이자 수익을 누리면서 민생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이러한 비판론 아래 야당은 횡재세 도입으로 압박에 나섰고 금융당국은 대놓고 상생금융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러한 압박전선에 선봉에 서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민과 소상공인이 이자부담이 짓눌려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상황을 짚
정부가 건설업계에 퍼지고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를 해결하고자 지난 9월말 PF보증 한도‧규모를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긴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현재 건설사들이 느끼는 체감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중견 건설업계 내에서는 정부의 PF대책 효과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중견 건설사 A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중환자한테 기운 내라고 물 한모금 준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인 B사 관계자는 “급한 마음으로 인해 정
주류업계에서 ‘소주 가격 인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참에 증류주 주세도 ‘종량세’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6.95%(81원) 인상한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소주 출고가를 7.9%(85원) 인상해 1병당 1,081원이던 출고가가 1,166원으로 올랐고, 이번 인상분까지 반영할 시 1,247원으로 상승한다.하이트진로 측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대해 “올해 초부터 소주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됐고,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