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은 마치 레이저가 두꺼운 쇠를 뚫듯이 날카롭고도 강렬하다.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던진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는 발언이 나흘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아니, 어쩌면 이 발언의 파문은 형태를 달리 하면서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박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 깊숙이 개입하여 ‘진실한 사람 vs 거짓된 사람의 대결구도’로 치르겠다는 의도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그동안의 발언을 되짚어 보면, 발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졌다. “대전은요?” 하는
[시사위크] 인간 문재인과 정치인 문재인은 어떻게 다른가? 물과 기름처럼 전혀 다른 두 형질을 지닌 문재인 리더십을 이해해야 새정치연합의 현재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인간 문재인을 보자. 한마디로 사람 좋은 젠틀맨 스타일이다. 부드럽고 때 묻지 않은 순진함이 돋보이고, 성격적으로는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내향형이다. 노무현, 친노 하면 금방 떠오르는 과격함, 요란함의 이미지와는 영 다르다. 이런 장점 덕분에 문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무려 48%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2015년 2월에는 당 대표가 되어 제1야당을
[시사위크] 꽤 오래전에 ‘5인의 자객’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저마다 성향도 다르고 무기도 다른 5명의 자객들은 자기네들끼리 경쟁하지만, 공동의 적을 향해서는 힘을 모으기도 한다. 이들을 검객이 아니라 굳이 자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칼을 감추고 있거나 언제 칼을 휘두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검객은 백주대로에서 맞장을 뜨지만 자객은 어둠속에서 소리 없이 움직인다. 요즘 여의도에 ‘5인의 자객’이 있다. 검객 1은 큰 칼을 지닌 김무성 대표이다. 그는 입가에 늘 미소를 짓지만 뱃속에 큰 칼을 품고 다니기 때문에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고도
[시사위크] 미국에서 지난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청와대가 알게 된 것은 다음날 새벽 3시30분경이었다. 청와대 참모들은 어느 누구도 곤히 잠자는 김대중 대통령을 깨울 엄두를 못냈다. 나라밖 일이고, 어차피 몇 시간 후면 알게 될 테니까. 이때 박지원 정책기획수석이 과감하게 전화로 대통령을 깨웠다. 부시시 일어난 김 대통령은 마치 국내에서 비상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신속하게 움직이며, 오전 6시경 청와대 수석회의를 소집했고, 제대로 세수도 못한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70대 중반 고령의 대통령이 새벽부터 빠르게 움
[시사위크] 반기문 대망론에 느낌표(!)와 의문표(?)를 동시에 붙인 이유는, 긍정적인 느낌과 부정적인 의문이 혼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긍정적인 느낌(!)의 이유를 들어보자. 최고의 국제기구인 유엔(UN)의 한국인 사무총장이 5월 고국을 방문했다. 반 총장의 최대 장점은 역시 글로벌 리더십이다. 여야 정치인들이 국내에서 티격태격하는 동안, 반 총장은 해외에서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국경을 넘나들며 맹활약하니, 국민들의 머릿속에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오죽하면 반기문의 반씨는 이
[시사위크] 무슨 좋은 일이 있는가? 화려한 은빛 드레스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주 다정다감한 미소를 띤 채 총애하는 참모의 보고를 받는 모습이 유력 일간지 1면에 보도되었다. 그것도 아주 큼지막한 칼라사진으로! 대통령과 참모가 이마를 맞댄 채 뭔가를 주고받는 모습은 보기 좋다. 문제는 보도시점이다. 이 사진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때는 지난 22일 수요일, 이완구 총리가 낙마한 바로 다음날이다. 더욱 불편한 대목은 사진설명은 ‘페루 리마를 방문 중인 대통령’이라고 해놓고, 바로 위에 크게 뽑은 제목은 ‘4번째 총리 낙마&hell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