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는 날에는 항상 의원회관 8~9층을 찾는다. 경호차량을 얼마나 대동하고 오는지 고지대에서 세어보기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던 지난해 11월에는 대략 6~7대의 경호차량이 동원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같이 세어보던 한 의원실 보좌관은 ‘많이 줄었네’하며 무심하게 넘겼다.이런 습관이 생긴 것은 2014년부터다. 박근혜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기로 예정한 시기다. 당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거주하며 억울함을 호소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매년 3월 이 맘 때쯤이면 신문 경제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표현이 있으니, 바로 ‘슈퍼 주총데이’다. 이 표현이 언제부터 어떻게 언론과 자본시장에서 사용됐는지 기원은 알 수 없으나, 특정일에 수백개의 주주총회가 몰려 개최되는 현실을 함축하는데 이만한 단어도 없는 것 같다.하지만 먼 훗날 언젠가는 이 단어를 더 이상 신문지상에서 못 봤으면 하는 게 기자의 개인적 바람이다. 어감에서 주는 느낌과는 다르게 슈퍼 주주총회는 현재 주총이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를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주주총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기에서 충전을 마친 자동차가 스스로 빈자리를 찾아간다. 이어 다른 자동차가 충전기로 이동해 충전을 시작한다. 또 다른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더니 주차장 밖으로 나가 호출장소로 향해 사람을 태운다.더 이상 SF영화나 공상과학소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급격한 기술 발전 속에 머지않은 미래로 다가온 이야기다.4차산업혁명시대, 인간의 이동은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직립보행에서 시작해 말과 같은 동물을 타기도 했고, 마차에 이어 자동차가 등장한지 약 100여년 만에 커다란 변
[시사위크] 먼저 촉나라 개는 해를 보고 짖는다는 촉견폐일(蜀犬吠日)이라는 사자성어는 알지? 중국 촉(蜀)지방이 어딘가. 우리나라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중칭직할시와 쓰촨성(四川省)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많이 읽는 『삼국지연의』의 주인공들인 유비, 관우, 장비와 제갈공명의 나라가 촉나라일세. 그 촉(蜀) 지방이 예전부터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들었다네. 쓰촨성(四川省) 이름 그대로 강과 협곡이 많으니 그곳에 사는 개들이 해를 보기 힘들었던 것은 당연하지. 그래서 간혹 해가 구름 사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상장사들의 전자투표제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섀도우보팅 제도가 폐지된 후, 전자투표제 활용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진 모양새다. 전자투표제가 도입된 지는 햇수로 10년째를 맞았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주주가 직접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유용하다. 정부는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촉진하기 위해 2009년 상법 개정을 통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2010년 5월부터 한국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서비스 이용
불교에서는 함께 도를 닦는 벗을 도반(道伴)이라고 한다. 인생이라는 험난한 길을 함께 가는 친구가 진정한 도반이 아닐까 싶다. 다음날이 주말이라 출근하지 않고 밤새 놀 수 있다는 불타는 금요일, ‘불금’에 혼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혼차’를 한다. 한 동네에 사는 도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미안하지만, 내일 새벽 6시경에 잠시 차를 태워줄 수 있어요?”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흔쾌히 오케이라고 즉답을 한다. 얼른 마시던 차도구(茶具)들을 정리하고 귀가한다. 잠자리에서 꿈 수행(잠명상)에 들어가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린다. 골
천상천하. 하늘아래 땅위가 이 지구를 말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사는 천하에 효자는 없다. 아니,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아무리 효도를 잘 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부모님께서 쏟아 부어 주신 사랑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될 정도로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하는 것에 1/100이라도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도 우린 너무 쉽게 ‘효자’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어머니께서 임종 직전에 호흡이 거칠어 지셨다. 턱밑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복받쳐서 눈물이 하염없이 났다. 그런 경황 중에도 정신을 차려
3.1운동은 우리가 독립국이며 홍익인간의 이념을 지닌 민족이라고 선언했다. 민족대표 다수가 최초의 민족사학인 보성학원 관계자이며 여기서 ‘독립 선언문’ 3만5,000부 전량이 인쇄되었다. 학교가 경영난에 처하자, 간송 전형필(1906~1962)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런 줄거리를 가지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간송이 일제강점기 하에서 지켜낸 국보 6점과 보물 8점이 공개한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을 개최한 듯하다.2013년 설립된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일본인의 손으로 넘어갈 뻔했던 을 1
[시사위크] 닷새 동안 제주 올레길을 걷고 왔네. 제주도의 계절은 벌써 봄이더군. 가장 추운 날 아침 기온도 영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고 일평균기온이 10도를 오르내렸으니 봄이라고 불러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 바람이 없는 돌담길을 걸을 때는 얼굴과 등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따뜻한 봄날의 연속이었네. 그래서 추운지 모르고 봄꽃 향기 맡으며 걷고 또 걸을 수 있었지. 봄에 취해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하루 평균 20km 이상 걸었으니 우리 나이에 대단한 것 아닌가? ‘걷는 음유시인’이라 일컫는 프랑스의 동식물학자 이브 파칼레의 말처럼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대외개방의 문호를 열어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핵 협상의 점진적 타결 흐름과 평양~워싱턴 간 관계개선 움직임과 맞물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설지 모른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북한 주민들이 이미 장마당 경제를 통한 생존에 익숙해진데다, 외부세계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정보를 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당과 당국 차원의 정책결정 수위에 따라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을지 판가름 될 것으로 전망된다.최근 북한의 경제 실상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아이템은 장마
5월이 석 달이나 남아있는 2월 초순에 난데없는 5.18의 분노와 화염을 불러온 것은 오롯이 자유한국당 때문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자리를 노리고 5.18 공청회를 주최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등은 극우인사 지만원 씨를 초청, 그들이 듣고 싶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쏟아 내도록 자리를 내주었다. 지만원 씨는 자신의 특기인 ‘5.18북한군개입설’을 또다시 되풀이 했다. 80년 5월 광주에 북한군 특수부대 600명이 내려와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60만 정규군과 3만여 주한미군은 한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우리 국민 중 통신비를 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통신 기술이 2G에서 3G, 4G로 진화를 반복하는 사이에 통신 서비스는 필수재 성격이 짙어졌다. 통신비는 고정 지출 항목이 됐고, 어느 순간 우리는 ‘통신’ 앞에 순한 코끼리가 됐다. 요금제를 올리면 올리는 대로, 단말기가 비싸지면 비싸지는 대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우리는 ‘250만원 단말기와 10만원 요금제’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게 정말, 우리의 선택이었을까?통신 업계가 분주하다. 5G를 송출한 이후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우리들은 요즈음 ‘반려(伴侶)’의 참뜻은 전혀 모른 채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에 중독된 인간들이 저지르고 있는 온갖 만행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연일 접하고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금수저 출신이나 졸부들 및 힘 있는 위치에 있는 인간들의 서로 협력해야할 ‘반려인간’에 대한 갑질, 키우던 ‘반려동물’들의 무책임한 유기(遺棄) 행위, 사설 동물보호단체의 유기동물에 대한 무분별한 안락사(安樂死) 및 선의로 모아진 후원금의 개인적인 유용 등에 황망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진정한 ‘반려(伴侶)’의 참뜻과 식물까지도 포함한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이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와 김지은 씨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민씨는 안 전 지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사람이 불륜 사이였다”며 주장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민씨의 처지를 이해 못할 이는 없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자칫 민씨까지도 법정공방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민씨는 1차 페북글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나와 아이들이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한 말이다. 안 전 지사와 김씨가
박물관에는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특별한 이름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예사라고 불리는 큐레이터(Curator)가 있다. 최고위층에 학예사 출신의 관장이 있을 수 있고 그 아래에 학예실장이나 전시과장이 있다. 기관의 크기에 따라 학예실장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박물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전시를 담당하는 전시과장은 반드시 있다.물론 전시는 전시과가 아니라 연구과, 유물과, 어린이박물관과 등의 다른 이름의 여러 과에서 할 수는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어느 과에서 하든 ‘전시’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 돌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개봉 4주차에 접어들은 오늘(15일)까지도 3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업계에선 누적 관객 수 1,500만명 돌파도 문제없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예측이 들어맞을 경우 극한직업은 5년 전 개봉한 ‘명량’ 다음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수를 불러들인 영화 ‘2위’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지난해 연말과 설날을 겨냥해 개봉한 제작비 100억대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한 뒤라 극한직업이 거둔 성과는
[시사위크] 살다 보면,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네. 그냥 혼자 골방에 들어앉아 멍때리거나 신문과 방송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어. 백석처럼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고 호기부리며 떠나고 싶은데… 그렇지 못 하니, 나이 들어서도 보고 듣지 말아야 할 것들과 자주 마주치게 되는구먼. 지난 8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나온 막말들이 가관일세. “북한군 특수부대 600명이 광주에 침투했다”“전두환은 영웅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본격 추진과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은 지난해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결과적으로 택시업계는 카풀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택시기사가 2명이나 분신했고, 대규모 집단행동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에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고, 전면 백지화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후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이 다소 잠잠해진 가운데, 택시요금은 인상 소식이 들려온다. 서울시 택시요금은 오는 16일부터 기본요금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된다. 인상률은 18.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게임업계의 흑역사로 종종 언급되는 ‘아타리 쇼크’는 1983년 북미 비디오 게임시장을 강타한 사건이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검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저품질’ ‘미완성 게임’이 쏟아졌고, 이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팽배 및 시장의 장기침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당시 논란의 종지부를 찍은 건 일본 게임사 ‘아타리’의 타이틀 ‘E.T’. 영화의 유명세에 어느 정도 흥행을 기대했지만, 단 5~6주 만에 급조된 게임 ‘E.T’는 유저들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결국 아타리는 1983년 한 해에만 5억
필자는 ‘향상일로’의 첫 칼럼에서 종교를 초월해 매우 효과적인 성찰방법 가운데 하나인 ‘수식관(數息觀)’을 소개드렸었는데, 다시 한 번 수식관의 효과를 강조해드리겠습니다. 대개 초보자가 이른 아침 매일 20분씩 6개월 정도 수식관을 실천하면 거의 잡념 없이 철저히 수식관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길러진 집중력은 번잡한 생활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각자 맡은 바 본업에 몰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한편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가끔 불쑥 ‘헬조선’을 떠올리기도 하는 ‘청년(靑年)’들을 위하여, 지난 수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