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판결을 계기로 해마다 600명 안팎의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무조건 감옥살이를 해야 하는 사태는 더 이상 없어졌다. 이와 함 정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제 안을 2019년까지 내 놓아야 한다.공은 자연스레 군 당국으로 넘어갔고 머지않아 그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갈 것이다. 어떤 방식이 됐든 결국은 의회가 입법을 통해 제도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확실한 법률로 정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둘러싼 오랜 논란은 이제 2라운드로 접어든 셈이다.그런데 대체복무제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보이콧’의 어원은 18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이은 흉작에 지친 아일랜드 농민들은 지주의 대리인이었던 찰스 보이콧에게 임대료를 깎아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던 농민들은 찰스 보이콧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그가 고용한 하인들은 일을 그만뒀으며 사업가들은 거래를 끊었고 우편배달부들은 편지 배달을 거부했다. 무력 행동을 제외한다면, 사회적 약자(소수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투쟁 수단은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새 노동자‧사용자‧정부 합의체인 경제사회
북한 주민 보건·의료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알람이 계속 울리고 있다. 김정은 체제 들어 경제사정이 호전됐다거나, 핵 개발 노선에서 경제개발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의 민생 가운데 기본적인 요소로 꼽히는 보건·의료에는 계속 구멍이 뚫려있다는 우려다. 특히 취약계층으로 불리는 임신·출산기 여성과 영유아의 건강 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최근 공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북한 영유아 및 아동 지원 사업 네트워크 구조와 발전 방안’ 보고서에는 이런 점이 잘 드러나 있다. 보고서는 유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001년 가을 서울 안국동에서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처음 만났다. 당시 참여연대 산하 사법감시센터에서는 서울대, 연대, 고대 법대생들과 연계해 감시의 일환으로 법조인 인명록 작성사업을 진행했다. 인명록 작성에 참여한 학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목적에서 사법감시센터를 총괄했던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총장 주최로 식사자리가 마련됐었다.식사자리가 무르익었을 무렵, 박 총장이 말을 시작했다. 민간에 의한 사법감시는 국내 최초이며, 비록 지금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사법체계 개혁과 발전의 큰 원동력이 되도록 힘을 보태달라는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불식간 ‘저런 거’가 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저런 거 놔두면 안 돼”라고 성낸 발언이 낳은 표현이다. ‘저런 거’는 최근 보수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한 발언을 지적한 것일 수도 있고, “(당을) 옮겨 다니는 걸 자랑스럽게 말하면 안 된다”는 충고일 수도 있다. 발언이든 행위이든 이언주 의원을 겨냥한 화살이다. 여권에선 다소 과격한 표현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속이 시원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이언주 의원이 밉상으로 찍혔다는 얘기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효과를 얻는 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때다. 누군가의 신망을 받아야하는 자리에 있다면, 그리고 그 타깃이 민심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역효과만 낸다. 선의가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단말기 완전자급제(이하 완전자급제)가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첨예한 탓에 쉽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9월 완전자급제 내용을 담아 국회에 발의된 ‘전기통신사
[시사위크]“우리 젊은 사람들에 비해 노인들은 축복받은 세대입니다. 저는 극장 앞에 있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평일 손님의 80퍼센트가 노인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커다란 소리로 즐겁게 애기하는 그들을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아무 보탬도 안 되는 사람들이 연금 덕분에 유유자적하게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으니까요. 만약 취직을 하게 되더라도, 그런 노인들을 위해 연금을 납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 세대는 연금을 내도 과연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합니다. 왜 지금까지 세대 간의 격차를 허용해 온 것일까요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노무현 정부 때 보수 언론들이 종부세로 계속 공격을 했었다. 지금 정부의 참모들이 그 과정을 다 겪었었다. 부동산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는 이유다.”지난달 말 2주 연속으로 보도된 MBC ‘미친 아파트값의 비밀’ 한 출연진의 일침이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를 어느 한 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할 수는 없다. 투기꾼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인 서민들도 부동산은 유일한 노후대책으로 오랜 시간 자리매김해왔다. 모두가 부동산 버블 붕괴를 걱정하지만, 모두가 나에게만은 그 폭탄이 던져지길 않기를 바라며 말
“이게 왜 그러냐면 친문과의 거리를 둬야 되고 대부분 우리가 회원들 자체가 나름대로 개혁지향적인 면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냐면 문재인 정권에 반기를 든다는 게 어떤 거냐면, 반기를 들기 위한 내부논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어떤 내용이 나왔냐면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의원, 윤건영 상황실장, 이런 분들이 제수이트다. 그러니까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이런 음모론에 나오는 가톨릭 사제 집단입니다. 그쪽을 제수이트로 몰고 ‘그들이 청와대를 장악했다.’”위에 인용된 글이 무슨 소리인지 알겠는가? 인터넷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되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흔히 회계를 ‘기업의 언어’라 일컫는다. 당장 이틀 뒤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는 기업들의 언어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긴다. 지난 23일 신 외감법(외부감사에 관한 법류 개정안)에 따른 시행령 전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기업 언어의 시대가 도래 하는 것이다.이번 외감법 개정은 ‘회계 개혁’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이내믹한 변화를 담고 있다. 우선 회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유한회사가 외감 대상에 포함된다. 이로써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불투명한 정보 공개로 일관해온 글로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는 말로 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말에는 상생(相生)의 언어도 있고 살생(殺生)의 언어도 있다. 상생·협력하는 말은 평화와 공존을 가져오지만 살생·대립하는 말은 분열과 갈등, 공멸을 불러 온다.불행하게도 우리나라 현대 정치에서 말은 전자 보다는 후자 쪽에 더 기울어져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말들 중에는 수명이 오래 유지되는 것도 있고, 반짝하다가 소멸되는 말도 있다. 대표적으로 ▲빨갱이 ▲퍼주기 ▲종북 또는 좌파 ▲좌빨(좌익+빨갱이) ▲말 바꾸기 ▲대통령 병 같은 말들을 꼽을 수 있는데, 다분히 한국적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고대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트로이 목마’는 그리스가 트로이 지역을 함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기록에 따르면 그리스군은 10여 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해 퇴각하는 척하면서 거대한 목마를 남겼다. 트로이는 목마를 승리의 상징으로 여기며 성에 들여왔고, 종전을 기념하는 축제를 벌였다. 이후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 목마 속에 숨어있던 그리스 병사들은 트로이의 성문을 열어 아군을 맞이했고, 트로이는 결국 함락됐다.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와 택시업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정부와 여당이 지난 25일 대대적인 사립유치원 비리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공공성 강화를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사립유치원 운영 및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정부와 대립각을 형성하며 국민 정서에 반하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이번에도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초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한 채 충격적이고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한유총은 당정의 종합대책 발표가 있기 하루 전에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교육 당국에 돌리는데 급급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결국 지난 19일 임시 주주총회를통해 R&D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한국지엠은 기존법인인 한국지엠이 생산과 정비, 판매를 맡고, 신설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 기술개발 및 디자인을 맡는 구조가 됐다.반발은 거세다. 한국지엠 노조는 물론 2대주주인 산업은행도 한국지엠의 마이웨이 행보에 반대 및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쟁점은 간단하다. 한국지엠은 법인분리가 R&D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고,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R&D부문이 한국지엠이란 울타리에 갇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불법적인 무기거래를 시도하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체제가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던 지난해와 그 이전은 물론 대화 분위기로 돌아선 올해 들어서도 재래식 무기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유엔과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대북감시의 눈길을 보내온 상황이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북한이 예멘 후티 반군 측에 탱크·미사일 등을 판매하는 불법 거래를 한 사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논쟁 중인 말이 ‘가짜’이다. 여야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는 특정 뉴스부터 정부정책까지 연일 ‘가짜’라며 공방 중이다.정부여당에서는 ‘특정’ 뉴스를 가짜로 규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정의한 가짜뉴스는 크게 네 분류다.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 ‘개인 인격을 침해하고 사회의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공동체 파괴범’, ‘개인 의사와 사회여론 형성을 왜곡하는 것’, ‘증오를 야기해 사회통합을 흔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주의 교란범’ 등이다. 정부여당은
[시사위크=은진 기자] 조용했던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방’이 터졌다. 1,878개 사립유치원에서 원장이 국가 지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론 교육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유치원 비리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은 일부 유치원 원장의 회계 비리 사태가 적발될 때마다 “개인의 일탈로 전체를 매도한다”고 반발해왔다. 정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단휴업도 불사했다. 지난해 국무조정실
[시사위크] 가을일세. 지난주에는 경북 청송에 있는 주왕산과 영덕 바다에 다녀왔네. 아직 단풍은 붉게 물들지 않았지만, 높고 푸른 하늘과 창공을 가르는 쌀쌀한 바람이 가을임을 일깨워주더군. 이런 가을을 앞으로 몇 번이나 맞이할 수 있을지… 혼자 다니니 외로워서 우울한 순간도 있었지만 자신과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많아서 좋았네. 다시 한 번 내 자신을 돌아보고 채찍질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유익한 여행이었다고나 할까. 가을이면 자주 떠올리는 윤동주 시인의 를 읽고 이야기를 계속하세.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
남북관계가 평화를 향하여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평화와 함께 번영도 오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지난 9월의 남북정상회담과 평양선언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길에 세운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아마 종전선언과 비핵화, 평화협정, 남북연합 등이 통일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거쳐 갈 남은 중요한 이정표들일 것이다.9월평양공동선언과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이하, 군사분야합의서)는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원칙과 실천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남과 북은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수장 자리가 15개월만에 메워졌다. 1년 넘게 비어졌던 자리가 드디어 채워진 점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다만 그 전에 새 수장을 찾는 작업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그 책임과 권한이 막강한 자리다. 640조원이 달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고 책임지는 자리인데다 투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의 대통령’이라는 칭호까지 갖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매력적인 타이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