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수장 자리가 15개월만에 메워졌다. 1년 넘게 비어졌던 자리가 드디어 채워진 점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다만 그 전에 새 수장을 찾는 작업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그 책임과 권한이 막강한 자리다. 640조원이 달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고 책임지는 자리인데다 투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의 대통령’이라는 칭호까지 갖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매력적인 타이틀을
지난 9월 28일 통계청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변화하는 모습을 담은‘1인 가구의 현황 및 특성’보고서를 발표했네. 놀랍게도 1인 가구가 2000년 222만 가구에서 지난해에는 562만 가구로 2.5 배 넘게 늘어났더군.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5%에서 28.6%로 크게 늘어났고. 10가구 중 3 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라니 놀랍지 않는가? 우리나라 가족의 형태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들을 보면서 백석의 를 다시 읽었네. 좀 어렵더라도 함께 읽어보세.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9월 18일부터 평양에서 2박3일간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파격(破格)과 신기록의 연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순안비행장에 도착할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비행기 트랩 바로 밑에까지 나와 영접하는 순간부터 전개된 의전상의 파격은 물론 남북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까지 올라가 결의를 다짐하는 모습은 그 어떤 정상회담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역사상 최초의 이벤트였다. 2박3일 동안 두 정상의 행적을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지만 그 중에서도 압권(壓卷)은 단연 문재인 대통령의 능라도 5.1 체조경기장 연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청와대가 단단히 화났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등 의혹 제기 때문이다. 평소 언론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이정도 총무비서관까지 전면에 나섰다. 평소 웃음을 지으며 취재진을 찾아왔던 이정도 비서관은 이날 만큼은 격앙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이정도 비서관은 기획재정부 출신의 정통 관료다. 일반 공무원인 그가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제치고 ‘총무비서관’에 앉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예산집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측근’ 대신 일반직 공무원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통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정은식 ‘친서(親書) 정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나는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두 개의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두 편지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고,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비핵화를) 끝내기를 희망하는 그의 태도라는 관점에서 점에서 볼 때 감명적 편지들”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나 북·미 관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구 수는 2017년 11월1일 기준으로 2,016만8,000가구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인 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의 28.6%라고 합니다. 물론 1인 가구 가운데 20-30대는 대부분 부모로부터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생활을 자청한 미혼으로 언젠가 결혼을 통해 다인 가구로 바뀔 가능성이 크지만, 40대 이상의 경우는 별거나 이혼 또는 사별 등을 겪으며 독거(獨居), 즉 홀로 사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그리고 이어서 이런 통계치를 분석한 언론매체들은 고독사와 자살
[시사위크] 지난 일요일 친구들이랑 서해에 있는 한 섬에 다녀왔네. 그 섬에 꽤 유명한 절이 있어 구경 갔는데 온 경내에 돈 냄새가 진동하더군. 자본주의 사회에서 종교가 돈으로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한승원 시인의 라는 시를 떠올렸네.“세상에서 제일 미련한 것은 주꾸미들이다/ 소라껍질에 끈 달아 제 놈 잡으려고/ 바다 밑에 놓아두면/ 자기들 들어가 알 낳으면서 살라고 그런 줄 알고/ 태평스럽게 들어가 있다/ 어부가 그 껍질을 끌어올려도 도망치지 않는다/ 파도가 말했다/ 주꾸미보다
[시사위크] 하지 말아야 될 일이나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공연히 한 다음 두고두고 곤욕을 치루는 경우가 있다. 2년마다 발간되는 국방백서에 ‘주적’(主敵)이란 문구를 넣느냐 마느냐 하며 번번이 논쟁을 벌이는 것도 그 중 하나다.국방부는 지난 봄 남북정상이 발표한 4.27 판문점 선언의 정신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국방백서에 있는 ‘주적’ 문구를 삭제하거나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발행하는 공식 간행물에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채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적대행위 중지’ 등을 협의해 나간다는 것
[시사위크] 지난 23일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도 2분기 가계동향조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소득 양극화를 보여 주었네.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지만, 계층 간 소득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23배였거든. 쉽게 말하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상위 20%가 벌어들인 소득이 하위 20%보다 5.23배 많다는 뜻이야. 이는 2008년 2분기 때의 5.24배 다음으로 높은 수치라는군. 소득
차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팽주에게 “참 잘하신다”고 감사함을 전한다. 보통 고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마음도 건강도 잘 가꿔야 할 중요한 자리이며 역할이다.다실의 분위기도 좋으면 더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물과 다구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너무 좋으면 오히려 부담되겠지만, 보이차를 마실 수 있게 자사차호가 많으면 더 좋다. 대사가 만든 차호면 좋겠지만 생활차호만으로도 이미 행복하다.같이 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막거나 잡는 것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명인제약이 올 상반기에도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집행한 제약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명인제약의 대표 제품인 ‘이가탄’은 일반의약품이다. 제품 선택에 소비자의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그만큼 적극적인 광고·홍보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기업의 당연한 마케팅 활동일 수 있다.하지만 명인제약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광고비 톱’ 타이틀에 숨겨진 진실은 꽤나 불편하다.명인제약의 광고물량은 이행명 회장의 두 딸이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행명 회장의 두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
2년 10개월 만의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지켜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90넘은 부모와 70대의 자식이 부둥켜안고 70년 가까운 시간만의 만남에 감격하는 모습은 가슴 뭉클하지만, 결국 2박3일의 찰나 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 주소를 주고받으며 편지하자거나 “오래 살아서 다시 만나자”, “통일이 되면 꼭 만나자”는 다짐을 하지만 그 말이 부질없다는 건 서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분단과 체제와 이념이 이런 비극을 만들었다고 책임을 떠넘기기엔 우리 인간이 너무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란 생각이 든다.사흘에 걸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핵심 내용은 “평화가 경제다”는 것이다. 분단과 갈등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담대하게 나아가고 있는 대통령의 의지가 경축사에 담겨 있다. 문대통령은 9월로 예정된 제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적극적 의지, 기대와 함께 이를 통해 현재의 비핵화·종전선언 협상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향후 비핵화·종전선언 시간표 작성 등에 있어 거중조정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2018년, 올해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패러다임을 평화의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역사적 여정이 시작된 해다. 한국
[시사위크] 요즘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나? 111년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라니 나이 든 친구의 건강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모두 3,800여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서 47명이 숨졌다고 하더군. 농가의 피해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현재 여의도 면적의 2.8배인 2335㏊의 과수원과 채소밭이 일소 또는 고사 피해를 당했다네. 체온 조절이 어려워 숨진 닭과 돼지도 540만 마리가 넘었고. 이달 하순까지 33도가 넘는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25.6명)은 지난 2003년 이후 OECD 국가 가운데 1위를 고수해오고 있습니다. 최근 그동안 나름대로 신념을 가지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해 왔었던, 그렇지만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嫌疑)를 받고 있던, 한 정치인의 자살로 인한 안타까운 사망 사건을 계기로 삼아 지난 7월 말 관계당국인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새롭게 마련해 발표한 것 같습니다.마크 시뇨르(Mark Sinyor) 박사 연구팀은 지난 7월 30일 캐나다의학협회지(CMAJ)에 ‘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기간 동안 3편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소설가 김성동 씨의 장편소설 ‘국수’, 소설가 한강 씨의 ‘소년이 온다’, 언론인 진천규 씨의 평양 취재기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이다. 이들 도서들은 독서광으로 유명한 ‘문 대통령이 읽은 책’으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대통령이 특정한 ‘책’을 읽었다는 것은 단순한 하나의 사실이지만 그 안에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국민들로 하여금 책을 읽어보라는 일종의 권유와 함께, 대통령의 생각과 국정철학은 ‘이렇다’라는 의미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오늘은 날도 더운데 겉옷을 좀 벗고 합시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개의 직전 한 말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바로 정장 상의를 벗었고, 회의에 참석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도 함께했다.그런데 이 모습을 바라 본 기자는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비롯해 상당수의 국민들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겉옷을 벗는 장면과 닮았다.지난해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첫 수석·보좌관회의부터 넥
[시사위크] 가벼운 교통 사고를 세 번 겪고 난 뒤 나는 겁쟁이가 되었습니다./ 시속 80 킬로미터만 가까워져도 앞 좌석의 등받이를 움켜쥐고 언제 팬티를 갈아 입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빨리 눈동자를 굴립니다.// 산 자도 아닌 죽은 자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 죽고 난 뒤에 팬티가 깨끗한지 아닌지에 왜 신경이 쓰이는지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신경이 쓰이는지 정말 우습기만 합니다./ 세상이 우스운 일로 가득하니 그것이라고 아니 우스울 이유가 없기는 하지만.오규원 시인의 라는 시일세. 내용도 쉽고, 읽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폭염 속 북방지역 통치행보를 마무리했다. 중국 단둥시와 마주한 북한 신의주 지역을 시작으로 양강도 삼지연, 함북 청진, 강원도 원산을 잇는 일정을 통해 그는 공장과 기업소·협동농장은 물론 군부대와 지역 시설들을 둘러봤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현장방문을 지칭하는 이른바 ‘현지지도’ 스케줄이다.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6월 말 시작됐다. 같은 달 12일 싱가포르 멘토사 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은은 곧바로 베이징으로 달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6월 19~20일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멕베스에는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왕을 죽이고 왕위를 빼앗을 것인지 고민하는 대목에서다. ‘왕위’라는 찬란한 영광이 성배라면, 그에 따르는 비극적 결말이 ‘독’이다. 현대에 와서는 매우 중요도가 높은 자리지만 그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이른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독이 든 성배’의 대표적인 예다.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독이 든 성배’를 꼽으라면 일자리 수석을 들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