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갑작스럽게 노선이 변경됐고 그 종점에 권력자 일가의 땅이 있다는 의혹 제기야 당연하지만, 시간을 거듭될수록 ‘진상 규명’이라는 본질과는 빗겨나는 모양새다. 진짜 ‘진상 규명’을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끝없는 ‘정쟁’을 원하는 것일까.지난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는 이러한 궁금증을 증폭시킨 대표적 장면이다. 상임위 시작도 전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지사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여한 가운데 의혹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을
정부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으로 제4이동통신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최근 나온 주파수 할당 계획을 보면 통신3사와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정부의 주파수 할당 방안은 28GHz(기가헤르츠) 생태계의 기반을 만들어줄 사업자를 찾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요소는 부족해진 상황이다.제4이통사란 통신3사의 시장 점유율에 위협을 줄 수 있는 MNO(이동통신망사업자)로 이해된다. 그러나 정부의 현재 계획대로면 28GHz 생태계가 활성화될 때까지 신규사업자는 통신3사의 망을 빌
# “자영업을 해 볼 마음에 계약할 점포를 찾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영업은 처음이라 상가 계약부터 걱정이 큽니다. 특히 분쟁이 생기면 건물주가 명도소송으로 세입자를 내쫓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단순한 분쟁에도 명도소송에 휘말리지 않을까 불안합니다.”명도소송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계약 초기부터 불안에 떠는 세입자들이 종종 있다. 물론 명도소송은 합법적으로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법적 수단이다.하지만 명도소송은 임대차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단순한 분쟁만으로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라면을 왜 사 먹을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소비자 조사 결과, 봉지라면을 먹는 이유로는 △간편한 식사 대용(53.4%) △밥 차리기 귀찮을 때(48.0%) △혼자서 간단히 취식(46.4%) 등의 응답이 나타났다.이어 봉지라면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익숙한 맛’이 48.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판촉할인 행사(43.2%) △국물 맛(40.6%) △저렴한 가격(38.6%) 등의 응답이 나타났다.간편하게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저가
지난 7월 4일, 정부가 역전세난 심화를 막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대출 규제를 7월말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빚내서 집사라”에서 “빚내서 집 팔지마라”는, 자유시장경제 기본원칙에 반하며 동시에 진행되는 이러한 정책이 과연 누굴 위한 것인지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정부는 금융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이건 임대인과 임차인을 가리지 않고 빚을 늘리는 정책 아닌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왜곡된 시장을 만들고, 미시적으로 보면 금융기관의 수익을 증대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7월초의 일일 평균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네. 지난 4일과 7일 세계 평균기온이 각각 17.23도, 17.24도였는데, 지금까지 사상 최고였던 2016년 8월 16일의 16.94도보다 0.3도 정도 높은 수치야. 지난 6월의 월 평균기온도 1991~2020년 평균보다 0.53도 높았는데, 이는 2019년 6월 사상 최고치보다 0.16도 높은 거네. 이런 이상 고온으로 남극해의 빙하가 17% 정도 줄어들어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에 도달했지. 기온이 올라가면 뭐가 문제냐고? 기온이 올라갈수록 공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하이브리드항공사(HSC) 에어프레미아 회장에 취임했다. 에어프레미아는 김 회장 취임에 대해 “책임경영의 의지를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김 회장은 ‘80억원 횡령·탈세’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9년 2월 1심에서 ‘징역 4년·벌금 100억원’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 변호인단은 1심 결과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해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김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채로 에어프레미아 회장직에 올라 “책임경영”을 외치고 있는 모습은 난센스로 평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고삐를 다시 조이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부상하고 있지만 당장 시급한 인플레이션부터 잡겠다는 태세다. 이달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도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최근 유럽중앙은행 연례 포럼에 참석해 현재의 통화긴축 수준이 충분치 않다며 2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이처럼 주요국들이 긴축 고삐를 조이면서 국내 통화당국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2월부터 기준금리를 세 차례 동결하며
‘칼로리 정치’란 말은 어감이 섬뜩하다. 칼로리 즉, 먹는 문제로 사람들을 통제해 정치적 목적을 이룬다는 뜻이니 무척 비인간적이고 반인도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뱃살이나 체중 때문에 음식의 칼로리를 하나하나 체크하고 줄여나가는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155마일 휴전선은 그렇게 70년 동안 남북을 다른 세상으로 만들어 버렸다.김정은 정권의 칼로리 정치는 교묘하다. 주식인 쌀과 옥수수를 장마당 가격보다 싸게 국영 양곡판매소에서 공급하는 게 요체다. 북한 내부 실상을 오랜 기간 추적해온 아시아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속보로 30여분 걸은 후에 마지막 10분은 뒤로 걷기를 하네. 어디에선가 뒤로 걸으면 앞으로 걷는 능력을 증진시키고, 뇌의 노화를 늦춘다는 글을 읽었기 때문이야. 그렇게 1년 이상 뒤로 걷기를 하다 보니 새로운 게 보이기 시작하더군. 뒤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점점 더 넓어지는 거야. 저 멀리 아주 작게 과거의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난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난, 어떤 때는 나에게도 조금 낯선 나를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지.뒤로 걸으면 두뇌유연성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근 등 건설자재 대부분의 가격이 올라 너무 힘들다. 여기에 다음달부터 시멘트 가격까지 오른다는데 이는 건설사들 보고 죽으란 소리나 마찬가지다.”“공사비 부담으로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극히 저조해 졌다. 이제는 웬만큼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진행하지 않으려 한다.”이는 한 중형 건설사 관계자와 대형건설사 관계자가 각각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말한 하소연 중 하나다. 그만큼 최근 국내 건설현장에서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급증한 공사비 부담으로 인해 사업을 진행하느냐 마느냐의
# “계약 기간이 끝나면 신규 세입자를 구해 권리금을 회수할 생각이었습니다. 문제는 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계약 기간 종료가 코앞인데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신규 세입자가 없어 막막하기만 합니다”상가 임대차에서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신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기존 세입자들이 적지 않다. 세입자가 권리금회수를 하려면 직접 신규 세입자를 구해야 하기 때문.법률상 권리금회수는 건물주가 아닌 세입자가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권리 중 하나다. 즉 건물주가 방해하지 않는 이상 세입자에게 권리행사
내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단지가 아니라 아직 골목들이 있고, 그 골목길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어 좋네. 보도블록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노란색 꽃을 피우는 민들레와 고들빼기도 있고, 콘크리트 옹벽에 생긴 작은 틈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많은 꽃을 피우고 있는 애기똥풀과 제비꽃도 있지. 온갖 악조건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이런 식물들을 보면 절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어. 경이로운 생명력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심의 표현이라고나 할까.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시가 배한봉의 시인의 이야.“암벽 틈에 나무가 자라고
많이 억울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줄줄이 쏘아올리고, ‘남조선 괴뢰’까지 최근 위성 보유국 대열에 합류했는데 북한만 유독 못 갖게 하니 말이다.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한 북한 정찰위성 얘기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항변은 절절하다. 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으로 낸 담화에서 “우리의 위성발사가 굳이 규탄을 받아야 한다면 미국부터 시작하여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들이 모두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향해 “자가당착의 궤변”이라 외치는 김여정 부부장의 호소는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하다.
항공사들 사이에서 ‘국제항공운수권(이하 운수권)’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운수권을 2년 연속 하나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임의로 배제시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두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 및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향후 대한항공과 합병이 완료되면 특정 노선 독과점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됐다는 얘기다.이와 관련 운수권 배분을 총괄하는 국토부에서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긋
“나는 자유라는 말을 들으면 두렵고 소름끼친다.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얼마나 많은 학살과 박해와 추방과 억압이 자행됐는가. 나는 직접 봤다.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슬로건 아래서 국가 폭력과 야만성이 정당화 되는 것을 목격했다. 지금 말하는 자유는 시장의 자유, 기업의 자유, 거래의 자유, 경쟁의 자유, 계약의 자유, 투자의 자유, 자기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자유, 욕망의 자유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기업의 자유를 확대하면 거기에 비례해 자유의 가치가 더 고양 되는 게 아니다.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다자녀 가정을 위한 법안 발의 소식이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다자녀 가정의 차량은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제출한 것이다.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고 독려하겠다는 취지다.기자는 자녀 3명을 둔 다자녀 아빠다. 지난해 셋째가 생기면서 차량을 11인승 승합차로 바꿨다. 6명 이상 탑승하면 버스전용차로 이용이 가능한 차량이다. 평소엔 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는 고속도로를 이용할 일이 많지 않다. 그런데 얼마 전, 부모님을
# “얼마 전 세입자가 지병으로 사망했습니다. 문제는 사망한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았다는 겁니다. 전세금은 추후 세입자의 상속인들에게 돌려줘야겠지만,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라 당장 반환을 요구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계약 기간 중 세입자가 사망한다면 집주인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전세금반환 시기뿐 아니라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건 아닌지 혼란이 생기기 때문.실제로 계약 기간 중 세입자가 사망하면 그의 상속인이 전세금반환을 바로 요구해 분쟁이 일어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노인이 되면 늙어 섧다는 사람도 있지만 좋은 점들도 많네. 무엇보다도 집착할 게 없어 항상 마음이 평안해서 좋아.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고, 이것만은 꼭 이겨야겠다는 호승심도 사라진지 오래됐어. 가장 좋은 건 돈 쓸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거야. 그래서 정해진 용돈으로 큰 불편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어서 정말 좋아.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나 같지는 않는가 보네. 아직도 부동산이나 주식에 기웃거리는 노인들이 꽤 많으니 말이야. 그러다가 추락하는 지인도 직접 봤어. 아직도 돈이라는 괴물
지난해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으로 촉발된 ‘전세사기’ 문제가 각종 정부 대책에도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이후 5차례에 걸쳐 대책을 발표했으나 매번 실효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말 발표한 대책을 두고선 ‘6가지 요건이 피해자 급을 나눈다’, ‘소득 기준 등 각종 제한으로 실제 지원 대상자도 적다’는 등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여기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을 위한 특별법 처리는 여야간 이견으로 계속 미뤄졌고 지난 11일에서야 양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