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청년세대의 체제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도 불리는 이들 세대가 철저한 통제 속에 일사불란한 충성을 요구하는 김정은식 통치에 반감을 갖거나 체제이반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관영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 27일 이른바 ‘전승절’을 계기로 청년·학생 세대를 겨냥한 사상단속과 선전·선동성 캠페인에 주력했다. 6·25전쟁 휴전협정 체결 69주년인 이날을 신세대의 사상 이완을 다잡는데 활용한 것이다.노동신문은 전승절 당일 사설에서 ”청년들은 전승세대
매일 새벽 여명(黎明)이 밝아오는 시각에 일어나 만 보를 걷기 시작한 지 벌써 10개월이 되었네. 생전 규칙적인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고희(古稀)를 2년 앞두고 나와의 괴로운 싸움을 시작한 건 몸무게가 계속 늘고 혈압이 올라가서야. 이러다가 쓰러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겁이 덜컥 나더군. 그래서 술과 담배를 끊던 때처럼 독한 마음먹고 하루에 만 보 이상 걷기 시작했던 거야. 그것도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가 그 시간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따라 건강이 달라진다고 말했던 그 아침
“In an isolated system, entropy can only increase(고립계에서 ‘엔트로피(Entropy)’는 항상 증가한다).” 열역학 제2법칙물리학에서 어떤 물체의 열적 상태를 나타내는 물리량인 엔트로피는 일반적으로 ‘무질서도(無秩序度)’를 뜻하는 단어다. 따라서 열역학 제2법칙은 자연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원자를 포함한)들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쪽으로, 즉, 질서가 없는 무작위 상태로 변하려고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쉽게 말하면 엔트로피는 ‘자연 물질이 변형돼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라
한양대 국문과 교수인 정민의 저서 『조심』을 읽다가 사자성어 치모랍언(梔貌蠟言)을 알게 되었네. 그럴듯하게 꾸며 세상을 속이는 일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지. 중국 당나라의 문관이며 시인이었던 유종원의 「편고」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하는군. 편고(鞭賈)는 채찍을 파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먼저 그 이야기부터 들어보세.허세 부리기를 좋아하는 한 부자가 시장에서 50전이면 살 수 있는 말채찍을 5만 전에 샀다네. 겉만 번지르르한 채찍을 보고 장사꾼의 감언이설에 속은 거지. 친구가 속은 거라고 말해도 믿지 않던 그 부자는 어느 날
정부가 1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또 한 번 확대해 최고 수준인 37%까지 적용한다. 기름값 고공행진에 서민 부담이 늘어나 시행하는 조치인데, 국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7월부터 연말까지 법이 허용한 최대한도인 37%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해 석유류 판매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유류세 30% 인하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번 유류세 인하 폭 확대로 지난달 대비 휘발유는 리터(ℓ)당 57원(247원→304원), 경유는 38원(17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올 여름은 무척 무덥고 긴 시간이 될 듯하다. 안팎으로 체제에 위해가 되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해법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다. 우선, 한반도와 주변 정세가 북한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불쾌지수를 가장 올려버린 건 윤석열 정부의 대북 관련 행보다. 미국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핵 문제를 비롯한 대북대응에 채찍을 휘두르는 입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출범이란 사태가 벌어지면서 판이 커져버렸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여름에 피는 꽃들 중에서는 연꽃을 가장 좋아하네. 다행히 시흥 연꽃테마파크가 집 가까이 있어서 자주 다녀오지. 며칠 전에 갔더니 홍련과 백련들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하더군. 향원익청(香遠益淸)이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멀리서 바라보고만 왔네. 사실 연꽃은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보다 좀 떨어져서 봐야 더 은은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꽃일세. 또 연꽃은 활짝 핀 모습보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봉오리가 더 아름다운 꽃이야. 둥근 꽃봉오리를 보면서 활짝 피었을 때의 꽃모습을 마음으로 그려보는 여유를 갖고 봐야 연꽃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들이 소위 ‘딴따라’라 불리고 심지어 천대받던 ‘그때 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대한민국이 낳은 배우와 그들이 참여한 작품들, 그리고 아이돌그룹의 노래와 춤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들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와 함께 열악했던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이제는 어엿한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실적과 기업가치는 탄탄한 중견기업의 위상을 자랑한다. 자연스레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엔 상장사도 여럿 있다. 단순한
“시장 교란 행위에 종전과 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다.”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7일 취임사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금융감독원 수장이 불공정거래 근절을 외치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금융권은 이 말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그의 출신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복현 신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 반부패 수사4부장, 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지낸 검
북한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창궐 사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말 첫 발병이 확인된 이래 최대 하루 40만 명까지 치솟던 코로나 환자는 한 달여 만에 누적 환자 300만 명을 넘어섰다. 북한은 환자 발생 숫자가 10만 명대로 낮아졌다고 밝히면서 통제가능한 수준인 것처럼 관영 매체를 통해 선전선동을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게 우리 방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환자 확진을 위해 유전자증폭(PCR) 검사 체계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북한은 전무하다시피하다. ’확진‘이란
대통령의 일상은 어떨까. 대통령도 보통 사람이니 밥을 챙겨 먹을 것이고, 피곤하면 산책도 나설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반려견들과 휴식을 취하는 사진도 종종 공개되고 있다. 지난 30일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몇 장의 사진 때문에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밭과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 때문이다. 사진이 무슨 문제냐 하겠지만, 이 사진은 대통령실이 공개한 것이 아니다. 김 여사의 개인 팬카페 ‘건희사랑’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어렸을 때 자주 듣고 썼던 말에 ‘뜬금없다’가 있네. 갑작스럽고 엉뚱하다는 뜻이지. 생뚱맞다와 비슷한 단어이기도 하고. 함께 놀던 친구가 분위기나 주제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뜬금없다’는 말이 절로 나왔지. 하지만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는 그 말을 자주 사용하지 않았네. ‘뜬금없다’는 말이 내 고향 사람들만 사용하는 사투리인 줄 알았고,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도 그 뜻을 잘 모르는 것 같았거든. 그러다가 ‘뜬금없다’는 단어가 국어사전에도 올라와 있는 표준말이라는 것과 ‘뜬금’이 ‘일정하게 정해지지 않고 시세의 변동에 따
‘우후죽순(雨後竹筍)’은 ‘비온 뒤 여기저기서 솟아나는 죽순’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한때에 많이 생겨남을 비유하는 사자성어다. 유행에 따라 갑작스럽게 어떤 서비스나 제품들이 대다수 출시될 때도 자주 사용된다.이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도 적용 가능한 말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 기술과 관련한 서비스들이 그야말로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어떤 산업 분야보다 선점 효과가 중요한 IT산업 분야에서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출시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야생초들 중 가장 오랜 시간 피고지기를 계속하는 식물이 무엇인지 아나? 아마 민들레일 걸세.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애기똥풀과 괭이밥도 있지만 민들레보다는 늦게 피지. 제주도 같은 따뜻한 지역에서는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게 민들레야. 오늘은 이 땅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민들레 이야기를 하고 싶네.이른 봄에 양지바른 언덕, 도시의 골목이나 공원의 시멘트 바닥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노란 황금빛 꽃을 피우는 민들레들은 대부분 키가 작네. 그래서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많아. 늦
‘차고지 증명제’는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할 때 해당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 함께 등록하는 제도로, 이웃나라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 중이다. 이는 주택가 불법주정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치이면서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제주특별법’을 근거로 시행 중이며, 올해부터는 전 차종에 대해 적용됐다.그러나 해당 법에는 맹점이 존재한다. 일부 중고차는 차고지 증명제를 적용받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나는 상황이 발생하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민심은 이번에도 이용당했다.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에는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정책이 단 한 개도 담기지 않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지난 3일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는 지난 3월 정식 출범 이후 부처 간 업무보고, 당선인 공약 등을 토대로 설정됐다.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에 게임 관련 정책은 K-콘텐츠의 초격차 산업 육성, 국제스포츠 경쟁력 및 위상 제고를 위해 국제스포츠 종목서 한국 e스포츠의 위상 제고 등이 전
금강산에 자리한 아난티 골프장은 빼어난 경치와 코스 설계로 골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천하절경이라는 금강산을 바라보며 9홀을 라운딩 하고 나면, 해금강을 향해 나머지 9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4번 코스는 깔때기홀이라 불리는 이벤트 홀이 있어 그린에 올리기만 하면 곧바로 홀인원이 되는 즐거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언젠가는 한 번 아난티 금강산 코스에서 골프를 즐기고 싶다는 사람들의 기대가 높아졌다.하지만 불행하게도 골프장이 완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 5월 문을 닫아야 했다. 북한군 경비병에 의해 우리 관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각종 이동수단을 사용하는 각종 공유경제 서비스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아주 익숙한 풍경이 됐다. 카셰어링도 그 중 하나다. 예전엔 렌터카 업체에 직접 방문해 서류를 작성하고 대부분 일(日) 단위로 차량을 빌렸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게 필요한 시간만큼 차량을 빌릴 수 있다.싹을 틔운 지 어느덧 10여년가량 된 국내 카셰어링 시장은 그 사이 꽤 많이 성장했다. 업계 1위 쏘카는 1만8,000여대의 차량을 운영 중이고, 2위 그린카도 1만여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인증 등 문제가 됐던
요즘은 택시기사들이 승객과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적어졌다고 한다. 택시에 어플이 생기고, 기사에게 별점이 매겨지고, 나아가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실내에서 마스크까지 쓰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려워진 탓이다. 택시 안에서 기사 작성을 하느라 한참 노트북 타이핑 중인 기자에게 “라디오 소리 줄여 줄까요?”하고 물은 택시기사는 “요즘 사람들은 조용히 가는 거 좋아하더라고. 종일 앉아서 운전하면 입에서 단내가 나는데, 요즘은 이야기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어”하고 은근히 운을 뗐다.그 이야기를 듣자 스스로도 택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삶과 죽음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과 문제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일세. 이 소설의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남부럽지 않게 성공하여 러시아 최고 상류사회 구성원인 항소법원 판사가 되었지만 갑자기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어가기 시작하네. 의사로부터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은 후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절망 속에서 몸부림치기 시작하지.“논리학에서 배운 삼단논법을 보면,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인간이다, 인간은 죽는다, 고로 카이사르도 죽는다는 것이다. 이반 일리치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바로 이런 명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