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이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해야 할 역사적 시기가 도래했다.”지난 10일, 북한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9일 이틀간 주요 군수공장을 방문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그의 이 같은 발언 내용을 전했다.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설정한 이후 대남 도발 위협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일련의 언급에서는 이미 ‘헤어질 결심’을 굳힌 기류가 감지된다. 더 이상 남측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오
‘덕필유린(德必有隣)’이란 가르침이 있다. 공자의 저서 논어 이인편(里仁)편에 나오는 ‘덕불고필유린’에서 따온 것으로,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아 이웃이 있다는 말이다. 사람은 물론 단체·국가 등도 가까운 이웃과 잘 지내는 게 최고의 덕목이란 의미이기도 하다.최근 북한이 잇달아 해외공관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아프리카 우간다와 앙골라에 이어 홍콩 주재 총영사관까지 줄이겠다는 통보를 해당국에 했다는 외신보도가 이어진다.유럽 외교의 거점 중 하나인 스페인 주재 대사관도 곧 문을 닫겠다는 계획인데, 현지 우호세력인 스페인인
한국인터넷신문협회(회장 이의춘, 이하 인신협)가 2일 ‘2023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언론윤리대상’은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한국기자협회가 2021년 공동으로 제정한 언론윤리헌장의 실천 사례를 발굴, 확산하기 위해 시작된 시상식이다. 올해 3회째를 맞았다. 본지(시사위크)는 ‘2023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에서 △매체 제도부문 우수상 △기자 진실부문 우수상 △기자 통합부문 우수상 등 3개 부문에 각각 선정되며 3년 연속 언론윤리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매체부문 6개사, 기자부문 14
‘괴뢰(傀儡)’는 본래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인형’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여기에서 유래해 ‘남이 부추기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여 왔다.그런데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가 뜬금없이 우리를 ‘괴뢰’라고 지칭하고 나섰다. 거친 대남비방이나 도발적 논평이 아닌 스포츠 중계에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열린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축구 8강전 경기를 이틀 뒤 녹화중계하면서 스코어 화면에 기존의 ‘남조선’ 대신 ‘괴뢰’라고 올렸다.
‘칼로리 정치’란 말은 어감이 섬뜩하다. 칼로리 즉, 먹는 문제로 사람들을 통제해 정치적 목적을 이룬다는 뜻이니 무척 비인간적이고 반인도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뱃살이나 체중 때문에 음식의 칼로리를 하나하나 체크하고 줄여나가는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155마일 휴전선은 그렇게 70년 동안 남북을 다른 세상으로 만들어 버렸다.김정은 정권의 칼로리 정치는 교묘하다. 주식인 쌀과 옥수수를 장마당 가격보다 싸게 국영 양곡판매소에서 공급하는 게 요체다. 북한 내부 실상을 오랜 기간 추적해온 아시아
많이 억울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줄줄이 쏘아올리고, ‘남조선 괴뢰’까지 최근 위성 보유국 대열에 합류했는데 북한만 유독 못 갖게 하니 말이다.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한 북한 정찰위성 얘기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항변은 절절하다. 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으로 낸 담화에서 “우리의 위성발사가 굳이 규탄을 받아야 한다면 미국부터 시작하여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들이 모두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향해 “자가당착의 궤변”이라 외치는 김여정 부부장의 호소는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하다.
은밀한 마약거래에는 공급망을 숨기기 위한 여러 수법이 동원된다. 그중 대표적인 하나가 ‘던지기식’ 판매다. 짙은 헬맷을 쓰고 오토바이를 탄 채 나타난 공급책은 화단이나 계단, 우체통 등에 마약이 담긴 봉투를 던져놓고 잽싸게 달아난다. 구매자가 이를 수거해 가면 거래는 마무리 된다.던지기식은 무엇보다 출처를 파악하기 어렵다. 마약사범 한 명을 체포하는 것보다 공급망을 찾아내 일망타진하는 게 절실하지만 쉽지 않다. 물건을 건네는 쪽에서 보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담보하기 어렵고, 공급받는 입장에서는 품질을 보장받기 어려운 문제도 있
국민의힘이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자체 핵무장론을 다시금 꺼내 들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계속되면 될수록 대한민국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 더 힘을 얻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시점에서 분명히 북한에 경고해 둔다”며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을 앞세운 무력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고립뿐인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강조했다.앞서 북한은 지난 18일 오후 5시 22분경 동해상으로
평양에서는 지난해 말 화보집 하나가 발간됐다. 국가주석이던 김일성(1994년 7월 사망)의 출생 110주년을 기념해 북한과 러시아의 친선 관계를 부각·선전하는 내용이다.맨 앞장에는 북한 정권 수립 이듬해인 1949년 2월 하순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일성 수상이 체류 일정을 소화하다 3월 5일 이시오프 스탈린 소련 장관회의 주석(총리)을 만난 사진이 담겼다. 최초의 북러 간 정상회담이다.당시 김일성의 나이가 37세로 지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나이(올해 39세)와 비슷하다는 점, 김정은 위원장이 화보 속 김일성의 스타일과 같은 코트와 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2023년 새해는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핵과 미사일을 거머쥐고 미국과 새로운 담판을 모색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체제를 고수하기 위해 안팎의 도전적 요소들과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복합위기에 봉착해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가 가장 견디기 힘든 족쇄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으로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이 4차례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로 자초한 국면이기는 하지만 민생뿐 아니라 핵심 엘리트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있다.2021년에는 김정은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의 기조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미 싱가포르 합의와 남북의 판문점 선언 계승 의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같은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대북 원칙적 대응 방침과 압박 기조만 확인했다. 이에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 기존 대화 기류에서 ‘핵에는 핵’ 강경 기류로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자·해결사
봄은 평양에도 생기를 돌게 한다. 대동강 산책로인 유보도에는 연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낚시꾼들도 모여든다. 보통강변 버드나무는 푸른빛을 더해간다. 평양의 옛 지명이자 별칭이 ‘버드나무 도시‘라는 뜻을 지닌 유경(柳京)인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유난히 고단했던 지난 겨울의 때벗이를 한 주민들은 모처럼 웃음 지을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기다. 코로나19에 대북제재, 경제난까지 겹친 팍팍한 삶이지만 봄은 그래도 희망이다.물론 주민들이 마음 놓고 이런 봄날의 일상을 누리기에는 불안한 구석이 많다.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한반도와 주변 정세
“핵탄두를 1,000개 넘게 보유하던 공화국의 몰락이라니, 아무래도 핵은 절대 포기하면 안되갔구만…”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공화국을 전격 침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런 혼잣말을 했을지 모르겠다. 노동당과 군부의 핵심 간부들을 평양 집무실에 불러 모아 위성채널로 CNN보도를 함께 시청하면서 말이다. 핵 보유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체제 유지를 위해 관련 시설과 장비를 목숨으로 사수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공산도 있다.소련 해체 당시 우크라이나에는 1,272기의 핵탄두는 물론 이를 투발할 수 있는 170여기의 대륙간탄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면서 올해 1월에만 7차례 무력시위를 한 북한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혈맹’ 중국의 ‘잔치’(올림픽)에 재를 뿌리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 김정은, 시진핑에 동계올림픽 축전이날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올 12월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무척 의미 있는 시점이다. 선대 수령이자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지 만 10년이 되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사인은 심근경색)은 27살 청년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을 북한 체제의 최고지도자로 등극시켰다. ’어린 나이에 제대로 통치할 수 있을까‘하는 세상의 우려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한·미 당국의 판단이 나올 정도로 바뀌었다.집권 초기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핵과 미사일 드라이브는 거셌다. 4차례의 핵 실험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에서는 29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할 계획이다. 특히 교황 예방 등 일정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수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북 문제에 관심을 표해왔고, 지난 2018년에는 방북 의사도 밝힌 바 있어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 문 대통령-교황 면담에 관심 집중문 대통령의 7박 9일 유럽 순방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교황과의 면담 일정이다.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방북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감정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손바닥 ‘왕(王)’자 논란으로 시작된 주술 논란이 발단이 됐다.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는 소문까지 나오면서 두 후보 간 갈등은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경선 과정이 혼탁해지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7일 윤 전 총장 측과 유 전 의원 측은 오전 내내 공방을 주고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5일 TV 토론회 이후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 간 충돌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이 무속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에
남북 통신연락선이 13개월여 만에 복원된 것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번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청와대는 지난 28일 로이터 통신으로부터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미 밝혔듯이 사실이 아니다. 논의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그러나 여권 내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표출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 관영 매체의 보도를 접하다 보면 의아하게 생각되는 대목 중 하나가 바로 ‘먹는 문제의 해결’이란 표현이다.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도 이를 비중있게 강조하고, 심지어 북한의 최고지도자도 공개연설을 통해 촉구한다. 다름 아닌 식량부족 사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농업담당 부서가 마련하고 협동농장 등이 곡물 생산을 늘리는 데 앞장서라는 주문이다. 6차례의 핵 실험에 성공하고 ‘핵보유국’을 주장하는 북한의 모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의 시험발사로 미국 본토 타격까지 위협하는 자칭 군사 강국으로서의 면모에 식량부족 사
북한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건강문제는 거론 자체가 터부시된다. ’수령‘이나 ’최고존엄‘ 등으로 불리는 그의 절대 권위를 훼손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모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이른바 유일영도 시스템에서 최고지도자의 건강이상이나 변고는 북한 체제의 존망이 달린 문제로 간주될 수도 있다. 최측근 몇 사람만이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다, 극비로 처리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의 접근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그런데 그런 금기를 깨트리는 듯한 움직임이 최근 벌어졌다. 그것도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를 통해서다. 조선중앙TV는 6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