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소통이 그리운 요즘이다. 인간관계나 사회 조직은 물론 체제·국가 사이도 서로의 소식을 묻는 일이 뜸해지고 소원해지면 영 재미가 없어진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이따금 기별을 띄우거나, 지키지 못할 줄 알면서도 “조만간 식사 하시죠”라고 인사치레를 건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공백이 길어지면 서먹해지는 건 물론이고 자칫 오해가 생겨나고 불신이 커질 수 있다. 서로 묵은 감정이 켜켜이 쌓여있는 사이라면 더욱 위험하고 이념과 체제가 다른 경우 분쟁이나 무력충돌로 번질 공산도 크다.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3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을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비상 방역‘이란 터널로 들어온 지 벌써 반년을 넘겼다. 사람과의 관계는 멈췄고, 대면 접촉은 피해야 할 금기 사항 중 첫 번째로 꼽히는 힘겨운 상황이 진행 중이다.개인은 물론 공동체 모두의 피로감과 우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추석도 코로나를 피해 가지 못했다. 풍요로움과 넉넉함 속에 가족·친지와 만나고 정을 나누는 예전 모습은 찾기 어렵다. 가요 ‘불효자는 웁니다’를 패러디한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자식과 손주들의 추석 귀향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코로나로 인
꼬였던 남북관계가 풀릴 즈음되면 북한이 들고 나오는 카드가 있다. 분단의 아픔을 가장 절절히 느끼며 살아온 실향민들의 염원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다.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적 행동에 때문에 북한에 대해 싸늘했던 여론도 이산상봉이란 요술방망이 앞에서는 누그러질 수밖에 없다. 북한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곤 하는 보수·진보층의 갈림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인도주의적 사안은 정치·군사적 대립이나 이념 갈등을 넘어서는 이슈라는 얘기다.북한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전향적 자세를 취하거나 생사확인, 상봉 같은 현안에 호응해 나올 때
남북관계가 가파른 대치국면으로 치달으면서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녘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들이다. 지난해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트이자 재북 가족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었던 이들이다.하지만 북한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과 대남비방이 이어지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월 설 명절과 8.15 광복절에 이어 올 추석도 그냥 넘길 공산이 커졌다. 이산상봉이 성사되려면 후보자 선발과 생사확인, 명단교환 등 최소한 1개월에서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이산가족들을
올 초부터 요동치던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은 양상이다. 봄기운이 완연해졌지만 물살은 더 거세지는 듯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이후 북미 간의 기싸움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돌았다.한국과 미국, 국제사회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조선반도 비핵화’를 북핵 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인데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 대북제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온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접근 정책 자체를 수정하라며 압박하고 있어 정부의 입지를 좁혀놓고 있
2년 10개월 만의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지켜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90넘은 부모와 70대의 자식이 부둥켜안고 70년 가까운 시간만의 만남에 감격하는 모습은 가슴 뭉클하지만, 결국 2박3일의 찰나 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 주소를 주고받으며 편지하자거나 “오래 살아서 다시 만나자”, “통일이 되면 꼭 만나자”는 다짐을 하지만 그 말이 부질없다는 건 서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분단과 체제와 이념이 이런 비극을 만들었다고 책임을 떠넘기기엔 우리 인간이 너무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란 생각이 든다.사흘에 걸친
북한의 대남비방 파고가 거칠다.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된 지 하루만인 22일에는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를 내세워 보복과 징벌을 위협했다. “우리 혁명무력이 임의의 시각에 징벌의 불소나기를 퍼부을 수 있게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발사 대기 상태에서 일거일동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은 일촉즉발의 한반도 정세를 그대로 드러낸다.같은 날 노동신문도 “우리 군대는 절대로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위협을 쏟아냈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괌 주변수역 타격위협을 쏟아낸 뒤 잠시 주춤하던 긴장상황이 UFG 훈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추진을 강조했다. “많은 이산가족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북한과 최선을 다해 협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홍용표 장관은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진행된 이산가족 방북교육 인사말에서 “이산상봉을 책임진 당국자로서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상봉 정례화를 통해 (가족을) 더 자주 만나고 고향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과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시사위크]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다시 제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번 만남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져 8.25 합의가 체결된 데 따른 것이다. 남북 양측 적십자 당국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한다는 합의에 따라 10월 20일부터 금강산에서 만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른 실무준비를 비교적 순조롭게 해왔다.남북 이산상봉은 남측에서 선발된 100명이 2박3일 동안 북한의 가족과 상봉의 기쁨을 나누고, 곧이어 북측이 뽑은 100명이 역시 2박3일 간 남측에서 간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광복 70주년 8·15 기념식에서 발표될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5일 발표될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북메시지’, ‘대일메시지’, ‘후반기 집권구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대북메시지’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할 방안은 제한적이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수차례 남북 화해와 상생 방안을 제시했지만,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비난의 강도를 높여 무산된 바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13년 8·15 경축사에서 추석을 전후로 한 이산
[시사위크] 방북 취재를 위해 평양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맞닥트리는 문제는 언어장벽이다. 같은 언어를 쓰는 한민족인데 무슨 말이냐고 할 수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적지 않은 일상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질화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문화적 이질감이나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소통장애도 만만치 않다.남북한이 낙지와 오징어를 뒤바꿔 쓰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우리가 오징어로 부르는 걸 북한은 낙지로 부른다. 평양 고려호텔 식당 메뉴판을 보고 ‘낙지볶음’을 주문했다면 오징어 볶음이 나온다는 얘기다. 여종
[시사위크=서강재 기자] 남북 교류의 상징이자 시련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완벽한 준비를 주문했다.현 회장은 7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 실무 점검을 위해 방북하는 현대아산 직원들에게 “이번 이산가족행사가 약 3년 만에 어렵게 성사된 만큼 완벽히 준비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특별 지시했다.현 회장은 이어 “주어진 기간 내에 꼼꼼히 준비해 이산가족들의 애환이 조금이라도 더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이산가족들의 연세와 날씨 등을 감안해 특히 숙소와 시설물의 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