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먼저 제천 청풍호를 찾네. 호수 주변에 있는 밭에서 노랗게 물들어가는 콩잎과 들깻잎 들을 보기 위해서지. 자주 가는 산자락 언덕에 오르면 저 멀리 호숫가 양버들 한 그루가 내려다보이고, 주변 풀과 나무 들이 다양한 색깔로 호수를 물들이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네.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라는 알베르 까뮈의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지. 언덕에서 호숫가로 내려가면 바람결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고 있는 물억새들도 만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나그네의 쓸쓸함을 실어 날려버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수해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내렸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때까지 홍 시장의 ‘입’을 막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홍 시장은 “발언권은 정지되지 않았다”며 발언을 멈추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홍 시장은 지난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채널 ‘청년의꿈’에 이 같은 답을 남겼다. 그는 ‘배신자들을 어쩌면 좋냐. 등에 자꾸 칼을 꽂는다’라는 질문에 대해 “한두 번도 아닌데 뭘 그리 신 경쓰시나”라고 답을 하기도 했다.당 윤리위원회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아무리 봐도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결이 아니고, 이재명 대 김종인의 대결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조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석열이 안 보인다, 노 룩(No look)이다. 계속 이준석(당대표) 뒤에, 김종인(총괄상임선대위원장) 뒤에 숨어 있지 윤석열 후보가 안 보인다”며 이와 같이 지적했다.그는 전날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를 비판한 데 대해 “솔직히 그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배우 유아인이 달라졌다. 배려를 위해 소통을 닫아버렸던 그는 걱정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놨다. 두렵고 자신이 없어 회피했던 그는 감추거나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불안함과 두려움은 편안함으로 바뀌었다. 달라진 유아인이 빛나는 이유다.유아인은 2003년 KBS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독립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7)로 데뷔한 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연기 내공을 쌓았다. 드라마 ‘
어느덧 10월입니다. 딸아이와의 두 번째 추석을 보내고, 늦은 휴가도 다녀왔더니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꽤나 쌀쌀해진 날씨가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또 한 해의 마무리가 임박했음을 새삼 느끼게 하네요.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저희 가족도 중요한 변화를 맞았습니다. 10월에 접어들며 16개월이 된 딸아이가 드디어(?!)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한 겁니다. 10월 1일부터 적응기간을 갖기 시작해 오늘로 5번째 ‘등원’을 했네요.조리원 동기 등 주변의 비슷한 또래들에 비하면 저희 딸아이의 ‘어린이
지난 8월 서울반도체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고가 거센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반도체 측은 방사선 노출 의심자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고, 설비 및 운영에 문제가 없었다며 각종 의혹과 지적을 부인한 반면, 피해자 및 노동시민사회단체에서는 사고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조사대상을 퇴사자 등 2,500여명으로 확대한 상태다.“방사선 피폭사고로 23살 제 아들이 아픕니다. 대학 등록금을 갚기 위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제 아들은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신체적 고통 뿐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서울반도체가 자사 작업장에서 근무하다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이가영(만 26세) 씨가 산업재해를 인정받자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뒤늦게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다만 사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씨의 사망과 작업장 환경의 역학관계는 인정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은 “12년 활동 동안 이렇게 악질적인 사례는 처음”이라며 “스물여섯, 벚꽃도 못보고 스러진 이가영 씨의 명예를 되찾고, 서울반도체의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도록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과 유가족들이 집단 산재신청을 했다. 삼성 직업병 문제가 불거진 지 11년 만인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피해 보상 중재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예방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아울러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고용노동부 등이 직업병 피해자들의 입증책임을 완화한 현행 대법원 판례와 달리 과거의 산재 판단 기준을 여전히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 노동자 14명, 14번째 집단산재 신청‘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형식적인 조사, 미봉적인 원인 규명과 대책은 오히려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경험해왔습니다. 대통령님은 후보 시절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그 약속을 믿고 싶습니다.”17일 오전 청와대 앞에 안전사고 및 업무재해를 당한 비정규 노동자 유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유족들은 고용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특별안전보건감독 결과와 관련, 원청에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사법 책임자가 하청 본부장?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삼성전자가 11년 만에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삼성 측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보살피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삼성 측의 사과는 충분치 않지만, 앞으로의 다짐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협약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유미 얼굴이 계속 떠오른다. 조만간 유미에게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11년 만에 사과한 삼성 “고통 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삼성전자와 반올림이 23일 오전 10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암 등에 걸린 노동자들이 모두 보상을 받게 됐다. 이로써 11년간 끌어온 ‘삼성 백혈병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됐다.사건의 당사자인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인권과 건강 지킴이’(반올림)는 지난 1일 중재위원회가 발표한 안을 모두 수용할 뜻을 밝혔다. 양측은 지난 7월 24일 열린 ‘제2차 조정(중재)재개를 위한 중재합의서 서명식’에서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당초 중재안은 9~10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 달 이상 더 늦은 이달 1일에야 나왔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이것은 재앙이다’였다.”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이하 산재협)가 한국타이어 공장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 전체 노동자 중 절반이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산재협은 또 직업병 요관찰자(C1)와 질병 유소견자 중 직업병 대상자(D1)가 2014년부터 급증했다면서 정부가 역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공장, 국정조사 대상 오르나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잘 알려진 한국타이어가 또 다시 산업재해 논란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삼성의 ‘노조 시대’가 열렸다. 지난 4월 17일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고용하겠다면서 “합법적인 노조 활동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연한 말을 듣기까지 80년이 걸렸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개 계열사 노조가 출범했다. 검찰의 ‘삼성 노조 와해’ 수사가 막바지로 갈수록 이 같은 분위기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출범한 ‘삼성 노조’들의 ‘활동 보장’은 어디까지 왔을까.◇ “삼성, 용기 내는 노동자들 늘어날 것”최근 삼성은 곳곳에서 일대 변화를 맞이하고 있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이다. 그래도 실마리를 찾은 것은 다행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한다. 조정위원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故) 황유미 씨 아버지인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24일 ‘제2차 조정(중재)재개를 위한 중재합의서 서명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반올림과 삼성전자 측이 서명한 합의서는 이른바 ‘백지 합의서’다. 오는 9~10월 조정위가 중재안을 내놓으면 양측 모두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서명식에는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와 황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까지 정보공개 신청이 접수되면서 삼성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업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언론에서도 각각 다른 내용의 정보들이 나오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이들 회사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삼성 측이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또 다시 공개 여부를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 결정과 달리 향후 공개불가 결정이 나올 경우 삼성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삼성전자 협력업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김기철 씨가 산재를 인정받았다. 이번 건은 근로복지공단이 법원의 조정권고를 수용하면서 직업병이 인정된 첫 사례다.9일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고 김기철 씨가 2015년 2월 4일 제기한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소송’에서 근로복지공단 측에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는 조정 권고를 지난 2월 26일 내렸다.법원은 “첨단산업분야의 특성과 관련해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의 정도를 특정할 수 없는 어려움과 증거신청 회신 지연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지난 1일, 삼일절이 99주년을 맞은 가운데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도 넘은 행위가 비난을 받고 있다. 이들은 삼일절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더니 급기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촛불 조형물을 파손하고 불까지 질렀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2명과 의무경찰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태극기 집회는 어버이연합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엄마부대, 탄기국(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등 보수진영 시민들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폭력을 선동한 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앞으로 유해물질이 근로자에게 노출되는 정도를 분석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가 근로자나 유족들에게 전면 공개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사업장 내 유해물질과 노출되는 정도 등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산재 입증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노동자(삼성전자 온양공장)의 이름을 제외한 전체 내용을 공개하라’는 대전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라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앞으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적극 공개하기 위해 안전보건자료 정보공개 지침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대전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최근 10억원을 횡령한 대기업 직원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고작 5년을 선고받았다. 특검에서 구형한 형량만 12년이다. 2심에서라도 엄중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불안한 마음’은 적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이래 353일 만에 석방됐다. 가장 쟁점이 됐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기존 ‘삼성직업병’ 산재 인정 문제는 영업비밀과의 싸움이었다. 직업병 피해자들은 산재신청을 하기 위해 자신의 업무 환경이 영업비밀인지 아닌지를 다퉈야 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을 산재로 인정하는 판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에 사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법원을 통해 산재를 인정받은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의 절반 이상이 올해 승소 판결을 받았다.지난 8월에는 사업주의 협조 거부나 행정청의 부실 조사 등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사법부가 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