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형식적인 조사, 미봉적인 원인 규명과 대책은 오히려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경험해왔습니다. 대통령님은 후보 시절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그 약속을 믿고 싶습니다.”17일 오전 청와대 앞에 안전사고 및 업무재해를 당한 비정규 노동자 유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유족들은 고용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특별안전보건감독 결과와 관련, 원청에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사법 책임자가 하청 본부장?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쁩니다.” 고(故) 황유미 씨 아버지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지난 11월 삼성전자와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체결하던 날 이 같이 말했다. 황 대표의 투쟁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비아냥도 수없이 들었다. 그렇게 11년이 흘러 황 대표는 딸과의 약속을 지켰다.11년이라는 시간과는 비교할 순 없지만, 최근 또 다른 ‘어머니’의 싸움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바로 한국전력 자회사 서부발전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삼성전자가 11년 만에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삼성 측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보살피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삼성 측의 사과는 충분치 않지만, 앞으로의 다짐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협약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유미 얼굴이 계속 떠오른다. 조만간 유미에게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11년 만에 사과한 삼성 “고통 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삼성전자와 반올림이 23일 오전 10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이다. 그래도 실마리를 찾은 것은 다행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한다. 조정위원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故) 황유미 씨 아버지인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24일 ‘제2차 조정(중재)재개를 위한 중재합의서 서명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반올림과 삼성전자 측이 서명한 합의서는 이른바 ‘백지 합의서’다. 오는 9~10월 조정위가 중재안을 내놓으면 양측 모두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서명식에는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와 황
[시사위크|국회=조나리 기자] “과거 언론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하나마나한 허술한 보고서라고 지적을 하더니 요즘엔 갑자기 국가핵심기술이 담긴 보고서가 됐다.”윤충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삼성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이같이 꼬집었다. 23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국가 핵심기술과 알권리’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와 법조계, 시민단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작업환경보고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최근 10억원을 횡령한 대기업 직원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고작 5년을 선고받았다. 특검에서 구형한 형량만 12년이다. 2심에서라도 엄중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불안한 마음’은 적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이래 353일 만에 석방됐다. 가장 쟁점이 됐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공화국’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삼성. 그런 삼성을 상대로 10년째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삼성 직업병 문제의 정상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다.삼성과의 기나긴 싸움은 2007년 3월 고(故) 황유미 씨가 23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됐다. 어린 나이에 삼성전자에 취직해 반도체공장에서 일을 했던 고 황유미 씨는 일을 시작한 뒤 백혈병을 얻어 끝내 사망했다.아버지 황상기 씨는 오로지 자신의 딸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이제 선고만 남겨둔 가운데, 오랜 세월 삼성과 싸워온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절규에 가까운 청원서를 시민 2,729명의 이름과 함께 법원에 제출했다.반올림은 이재용 부회장의 결심 공판이 열린 7일 서울중앙지법 민원실을 찾았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청원서에는 2,729명의 시민이 함께했다.청원서에는 “지난 겨울,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1,700만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돈과 권력이 있어도 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많은 것이 변하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스마트폰 없는 세상에 살았고, 대통령은 두 번이나 바뀌었다.시간이 지나도 쉽게 변하지 않는 것 역시 많다. 그것이 단골가게의 음식 맛 같은 것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갈망함에도 좀처럼 꿈쩍하지 않는 ‘적폐’ 또한 상당하다.2007년 3월 6일.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이다. 이날,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의 한 여성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오는 3월 6일은 고(故) 황유미 씨의 10주기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만큼,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게 된 그녀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고 황유미 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삼성 직업병 문제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계기가 됐다. 그녀의 아버지인 황상기 씨와 반올림은 벌써 10년째 삼성과 싸우고 있다. 그 사이 그녀의 이야기가 영화로 다뤄지기도 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과 피해자 및 가족들이 참여하는 조정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삼성 본사가 있는 강
[시사위크=은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 노동자 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와 삼성전자의 거래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보상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이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이 최순실과 약속한 280억원, 정유라 승마훈련지원비 185억원은 삼성에서 일하다 병들고 죽어간 수백명 노동자의 피눈물이기 때문에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고 황유미씨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전자 납품업체인 한솔케미칼에서 일하던 30대 노동자가 백혈병 투병 끝에 사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직업병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또 사망사고가 나자 사회적 차원의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또 한 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눈을 감은 것은 지난 3일. 1984년생, 33살에 불과한 이모 씨가 백혈병 투병 끝에 사망했다.그는 지난 2012년 1월 한솔케미칼에 입사했다. 조금 늦은 나이였지만, 탄탄한 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1. 아버지의 이야기[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07년 3월. 속초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던 아버지는 자신의 택시 안에서 딸을 떠나보냈다. 위독한 딸을 급히 병원으로 옮기던 중 택시 뒷좌석에서 딸을 떠나보냈다.꽃다운 22살에 눈을 감은 딸은 가족을 위해 일찌감치 취업전선에 나섰던 씩씩한 아이였다. 딸은 모두가 선망하는 ‘삼성’이란 대기업에 다녔다. 딸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삼성 반도체공장에 다니며 딸의 건강은 급속도로 나빠졌다. 병원에선 급성 백혈병 진단이 내려졌다. 그리곤 속절없이 세상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여전히 쌀쌀한 공기가 남아있던 지난 22일. 서울 한복판인 강남역 일대는 여느 월요일 오후와 다를 바 없이 분주했다. 저마다의 행선지를 향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 자동차와 사람들의 모습은 다소 흐린 날씨 탓인지 유난히 삭막하게 느껴졌다.그런 가운데서도 강남역 8번 출구 앞엔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강남역 일대 수많은 빌딩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삼성그룹 사옥을 배경 삼아 초라하게 자리 잡은 작은 천막이 그것이다.천막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노숙농성 139일차’라는 글씨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의 첫 조정권고안이 발표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소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고수해온 내용들이 상당 부분 포함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민되는 것이 사실”지난 23일, 김지형 변호사(전 대법관)가 위원장을 맡은 조정위원회는 수년 간 갈등이 이어져온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에 대한 조정안을 내놓았다.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발표된 조정안은 ‘삼성전자의 기부’와 이를 통한 ‘공익재단 설립’을 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2007년 고(故) 황유미 씨의 죽음으로 시작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사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제3자에 의해 각자의 입장을 조율한 조정권고안이 나온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조정권고안이 사태 해결의 새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지평의 한 회의실엔 긴장감이 맴돌았다.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씨를 중심으로 한 ‘반올림’과 고(故) 황민웅 씨(2005년 사망)의 아내 정애정 씨를 중심으로 한 ‘가족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하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반올림은 최근 사당역과 낙성대역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빌딩 5층으로 이사했다. 14일엔 후원자 등을 초대해 사무실 들이를 가질 예정이다.반올림은 그동안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함께 이수역 부근의 한 단독주택을 사무실로 사용해왔다. 든든한 후원자의 도움으로 임대료 없이 이용했던 이 사무실은 넓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작은 마당까지 딸린 훌륭한 공간이었다.하지만 사정상 해당 사무실을 더 사용할 수 없게 됐고 반올림은 서둘러 새 사무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이야기다. 미미하게나마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이와 관련한 영화와 연극, 다큐멘터리 등이 제작되면서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지는 어느덧 40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명 문제가 불거진 것은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다. 그 출발은 다름 아닌 고(故) 황유미 씨의 죽음이었다. 6일은 고 황유미 씨가 사망한지 8주기를 맞는 날이다.고 황유미 씨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후, 아버지 황상기 씨는 8년째 삼성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깊어지는 가을, 서울 서대문구에서 의미 깊은 영화제가 열린다. 서대문구 근로자복지센터가 개최하는 ‘제2회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가 그것이다.오는 8~9일 이틀간 필름포럼에서 열리는 이번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에서 화두로 떠오른 ‘비정규직’을 주제로 삼았다. 비정규직의 현실을 냉철하게 비춘 영화와 다큐멘터리 5편이 상영된다.대표상영작은 최근 화제를 모으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카트’다. 부지영 감독의 첫 상업영화 진출 작인 ‘카트’는 상업영화 최초로 여성 비정규직 문제를 다뤘다
[시사위크=신승훈 기자] 삼성전자가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보상 협상과 관련해 원칙과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피해자에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삼성전자는 21일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에 올린 ‘조정위원회 출범에 즈음해’라는 글을 통해 “원칙과 기준을 세워 해당하는 모든 피해자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삼성전자는 “이 같은 입장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혀왔고 단 한 번도 협상 참여자만을 보상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마치 회사가 협상 참여자만을 보상할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