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야성'을 드러내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강공을 예고하면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분위기다. 사진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취임 첫 행보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대화하는 장면.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야성’을 드러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첫재도 둘째도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 포퓰리즘을 막아내는 전사로 서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웰빙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고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표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보인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은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제1야당을 의도적으로 패싱하면서 국민의당과 뒷거래로 국정을 이끌고자 하면 한국당은 온실 속 화초로 자란 야당이 아니라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벌떼처럼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지난번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고의적으로 한국당이 배제된 채 주요 핵심사안이 밀실에서 뒷거래 됐다. 정치보복 역시 전 정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국민의당과 밀실거래를 하는 식으로 정국을 판단하면 저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 되더라도 강력하게 정권에 맞설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의 야성 진화 차원에서 우원식 원내대표가 ‘대선 공통 공약’ 법안 처리 논의 제안에 나섰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우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우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한국당이 결정한 부분은 없다"고 일축했다.

◇ 김성태 ‘야성’에 우려하는 여당

여당인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의 ‘야성’에 우려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개헌 의제에 대한 정치권 논의의 합일점을 찾아갈 시기가 목전에 다가왔는데 발목 잡는 것이 한국당”이라며 한국당의 ‘개헌과 지방선거 동시 실시 반대 입장에 대해 비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취임 후 투쟁을 강조하는데 무조건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하겠다는 소리로 들리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해석한다”면서 “(김 원내대표의 싸우겠다는 발언이) 문재인 정부가 아무 일도 못하게 하는 것이 목표인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 역시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너무 앞서간 야성”이라며 “민주당이 운영위원장 양보 발언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잘 논의해보겠다’ 정도로 그쳤어도 될 문제라고 본다. 한국당이 민주당과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겠다고 발언한만큼 무조건적인 반대는 지양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국회 운영위원장 자리 양보 발언에 대해 “운영위원장 자리는 전반기 국회운영은 여야 합의에 의해서 틀이 잡혀있는 것”이라며 “운영위는 당연히 한국당 몫이다. 너무나 당연한 한국당 원내 권리를 (민주당이) 왜 훼손하려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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