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6 13:30 (화)
굴뚝·거리에서 칼바람 맞으며 “약속 이행” 외치는 노동자들
굴뚝·거리에서 칼바람 맞으며 “약속 이행” 외치는 노동자들
  • 조나리 기자
  • 승인 2017.12.14 1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1월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에 위치한 75m 높이의 굴뚝에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박준호 씨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올해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언제 추위가 누그러질지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칼바람을 맞으며 굴뚝과 거리에서 농성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 요구사항은 단 하나. “약속을 이행하라.” 그들에게 ‘그 약속’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 파인텍 노동자, 2년4개월 만에 다시 오른 굴뚝

이 와중에 75m 높이의 굴뚝 위에서 33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장과 박준호 지회 사무장이다. 두 사람은 현재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단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2015년에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며 농성 중이다.

파인텍지회의 이번 파업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2015년 7월 사측은 지회 측의 요구사항이었던 고용·노조·단협(2016년 1월내 단협 체결) 등 이른바 ‘3승계’를 약속했다. 다음해인 2016년 1월부터 충남 아산에서 공장이 가동됐다. 최종적으로 일을 하게 된 직원은 해고 노동자 8명이었다.

하지만 사측은 3승계 중 단협 체결 합의를 미루기 시작했다. 복직 노동자들은 월 150만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단체협약 이행을 촉구했지만 사측은 완강했다. 결국 그해 10월28일부터 파업이 시작됐다. 그 사이 3명이 떠나 5명이 남았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우리들이 요구하는 것은 약속했던 공장 가동과 복직 이행, 단체협약 체결”이라며 “약속이 이행될 때까지 내려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굴뚝 농성을 하고 있는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선 “그냥 버티고 있다. 지금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데 성하길 바랄 뿐”이라며 “사측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지만 많은 시민들이 우리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조만간 열리는 고용노동부와의 노사정협의에서 파인텍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가 공장 입구 앞에서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쌍용차지부>

◇ “복직은 언제쯤...” 인도까지 날아간 쌍용차 노동자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도 처지가 비슷하다.

최근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종교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 지몽 스님은 지난 11일 청와대 앞에서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1인 시위에 나섰다. 지몽 스님은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며 “더 이상 같은 이유로 죽음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사,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등 4개 종단 지도자도 지난 11월29일 쌍용차 대주주 아난드 미힌드라 회장에게 해고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는 서한을 노조에 전했다. 해고자들도 공장과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마힌드라 회장에게 직접 복직을 촉구하기 위해 원정까지 나선 상황이다.

2015년 1월 신차 ‘티볼리’ 출시를 맞이해 방한한 마힌드라 회장은 “티볼리 판매가 흑자로 전환되면 해고자들을 순차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15년 12월 쌍용차 노사는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합의했지만 해고자 167명 중 단 37명만이 복직하는 데 그쳤다. 티볼리의 흑자 전환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쌍용차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소송 문제만 일단락이 났을 뿐 해고자 복직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상반기 중 전원복직을 기대했지만 올해가 다 가도록 아무 변화가 없어 거리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새정부가 들어선 후 나름의 변화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두드러진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 특히 쌍용차 문제는 국가폭력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재 김득중 지부장 등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집행부 3인은 지난 1일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기 위해 인도 뭄바이로 출국했다. 이들은 마힌드라 회장과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