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제조사들이 점유율 50%를 넘겼다. 삼성전자, LG전자, ZTE 등 3사가 시장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아시아 태생 스마트폰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미국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출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LG전자는 이미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제조사 ZTE까지 성과를 내는 중이다. 한·중 제조사는 최근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과반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 미국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 가치 제고 ‘지름길’

한국 제조사들은 이미 미국에서 자리를 잡았다.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애플과 양강 구도를 구축하며 아시아 제조사로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3%의 점유율에서 올 3분기 18%까지 점유율을 확대시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미국 시장을 넘보고 있다. 미국은 프리미엄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시장인 만큼 미국 진출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과를 내 ‘짝퉁’ 및 ‘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문제는 ‘특허’다. 중국 제조사들은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애플은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허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샤오미는 2015년 미국 진출을 공식 발표했지만 여러 차례 무산됐다. 특허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최근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국 진출에 성공하는 것도 어렵지만 진출 이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미국과 같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의 인기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프리미엄 라인을 구성해 고가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제품에 대해 살 이유가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비싼 돈을 주고 애플,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폰 대신 중국 제조사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프리미엄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순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제품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제조사들이 그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성공은 어렵다는 의미다.

◇ 한·중 스마트폰, 미국 시장 점유율 과반… 애플 30% 무너뜨릴까

화웨이가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아시아 제조사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로 인해 애플의 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화웨이 홈페이지>

그런데 최근 중국 제조사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2011년 미국 진출에 성공한 ZTE가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ZTE는 미국 시장에서 올 3분기 11.6%의 점유율로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지난해 ZTE의 판매 신장률은 42%에 달한다. 미국에서도 ZTE의 성과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ZTE에 대해 △현지 이동통신사와의 우호적인 관계 △차별화된 판매 전략 등을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미국 시장의 추세에 따라 화웨이도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 IT전문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화웨이가 AT&T와 손을 잡고 미국 진출에 나선다.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전망된다.

화웨이가 진출에 성공한다면 미국 내에서의 한국, 중국 제조사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아시아 제조사의 판매 상승세에 힘을 싣는 셈이다. 올 3분기 기준 삼성전자, LG전자, ZTE 등 3사의 합산 점유율은 53.9%다. 이미 시장의 과반을 차지한 상황이다.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했다.

증가하는 한·중 제조사의 점유율은 같은 시기 애플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애플은 3분기 30.4%의 점유율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가량 감소했다. 애플은 그들의 본고장에서 점유율 30%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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