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5일, 2박 3일 '방일 외교' 성과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겼다. 이유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당의 북핵 대처방안 주장을 관철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4일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단독 면담에 앞서 홍준표 대표와 촬영한 기념 사진. (사진제공=자유한국당)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일본 외교 성과에 대해 자축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외교 과정에서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폄하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면담으로 북핵위기론에 따른 한·일 양국 협력 필요성에 대한 교감을 나누는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홍 대표의 ‘방일 외교’ 에서 한국당의 북핵대처 인식이 일본 아베 정부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야당 대표로서 일본 총리를 만난 것은 지난 2006년 3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와 만난 지 11년 만의 일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3일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방일 외교에서 홍 대표는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등 일본 정계 지도부와 만나 한반도 안보 위기에 대한 국내 사정과 이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과 동맹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홍 대표의 주장에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지난 14일 아베 총리와의 단독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는) 일본 상공에서라도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했으면 좋겠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검토) 하고 있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15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당과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의 주류, 아베 총리의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한국당과 자민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적극적인 정보와 의견 교환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시 주석에게 알현하러 가는 날 우리는 한·미·일 자유주의 핵동맹을 맺어 북·중·러의 사회주의 핵동맹에 대항하자는 취지로 일본에 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정상외교 성과에 대해 폄하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방일 외교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민주당, 홍준표 ‘알현’ 발언에 발끈

여당인 민주당은 홍 대표의 ‘방일 외교’ 성과 자평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홍 대표가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두고 ‘알현’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대표의 ‘알현’ 발언을 두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에 대해 선거 패배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지, 말로 담을 수 없는 모욕을 한 것을 우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1야당 대표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고, 사실이라면 즉시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한중관계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당 집권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우리 경제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악화된 한중관계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외교적 노력을 다 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돕지는 못할망정 일본으로 달려가 망발이나 일삼는 홍 대표가 참으로 어이없고 딱하다”고 꼬집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아무리 막말정치에 주력하고 있는 정당의 수장이라고 하더라도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은 구분해야 한다”며 “국정운영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1야당 대표의 국격 훼손에 국민은 분노한다. 국민 앞에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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