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좌측 상단 시계반대방향으로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본준 부회장, 박용만 회장, 신동빈 회장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방문에 약 260여 명의 경제사절단을 대동하고 갔다. 역대 최대 규모다. 사드보복으로 인한 기업인들의 피해를 위로하고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목적에서다. 중국은 우리 교역량 1위 국가로 중요성을 감안해 대기업들도 총수들이 직접 나섰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총수가 직접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주요 대기업은 대략 5~6개다.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CJ 손경식 회장 등이다. 후계자로서 사실상 경영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참석했고 구본준 LG 부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 경제사절단의 면면 

이들은 앞서 13일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포럼, 14일 코트라 주최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참석했다. 아울러 오는 16일에는 한국무역협회 주최 ‘한중 산업협력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중을 계기로 사드보복이 해소되고 중국의 규제장벽이 낮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일부의 성과도 나왔다. 박용만 회장과 쩡 페이옌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이사장은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한중 전력망 연계, 수소차 확산연구, 바이오 산업 협력, 전자상거래 협력 등 총 19건의 MOU가 체결됐거나 서명을 앞둔 상황이다. 물론 MOU로 당장의 성과가 나온다고 보긴 어렵지만,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통령의 외교성과와 기업실적이 공동운명에 놓여 있는 셈이다.

때문에 기업인들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정책 및 외교 방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항상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문 대통령의 가장 지근거리에 있다.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취임 후 방미, 동남아 순방, 방중, 트럼프 대통령과의 국빈만찬 등 모든 행사에 참석했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문재인 정부와 가깝다. 정 부회장 역시 문 대통령의 첫 방미는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국빈만찬 주요 테이블에 앉았었다. 무엇보다 이번 중국 국빈방한에서 문 대통령은 충칭에 있는 현대자동차 5공장을 방문, 사드보복에 힘겨워하는 기업들을 특별히 위로할 계획이다. 앞서 문 대통령의 기아-롯데 한국시리즈 시구에서도 정 부회장이 함께한 바 있다.

◇ 대통령 얼굴도 못 본 이재용, LG는 구본무 대신 구본준

최태원 SK회장도 정부의 외교행사에 자주 초대받았다. 첫 방미와 트럼프 대통령 국빈만찬, 방중, 기업인과의 오찬에 모두 참석했다. ‘4차산업혁명’과 ‘에너지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과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J 손경식 회장의 경우 문 대통령의 방미와 이번 방중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만찬 자리에는 초청받지 못했다. 대신 동남아 순방에서 박용만 회장을 제외하고 재벌 총수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반면 재계 1위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번도 얼굴을 맞대지 못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순방은 개별기업의 CEO들이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도 윤부근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사정이 비슷하다. 다만 신 회장은 재판부의 배려로 ‘문 대통령 기업인들과 대화’에는 참석할 수 있었다.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 회장의 경우, 방미 때 동행했으나 이번 방중을 포함해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참석하지 못했다. LG그룹의 경우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문 대통령의 방미부터 ‘기업인들과의 대화’, 트럼프 국빈만찬, 방중까지 모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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