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7일 오후 정혜원(오른쪽 두번째) 이대목동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이대목동병원이 신생아 4명의 사망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한 유족은 “유가족보다 언론 브리핑이 우선시 됐다”며 강력 항의했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병원장은 17일 2시께 병원 대회의실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4명의 아기와 유가족, 예기치 않은 전원 조치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계신 보호자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현재 보건소·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관계 당국과 협조해 이른 시일 내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신생아 유족이 병원 측 기자회견 도중 “언론 브리핑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쫓아왔다”며 “브리핑 대상이 유가족인가 언론사인가”라며 따져 물었다.

자신을 숨진 신생아의 아버지라고 밝힌 이 유족은 “유가족부터 챙기지 않고 언론 브리핑을 하는 것부터 어이가 없다”며 “브리핑 예정이면 유가족들에게 연락해서 알려야 하는거 아닌가. 언론 브리핑 자리를 먼저 마련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번만 더 유가족을 우선순위에 밀어놓는 식으로 대응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한 뒤 현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0분께부터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던 환아 4명이 심정지가 발생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4명의 환아 모두 오후 9시30분부터 11시30분 사이 사망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미숙아나 출생 시 면역체계 등에 문제가 있는 신생아를 인큐베이터에서 충분히 성장하거나 면역체계를 키울 때까지 인공적으로 성장시키는 공간이다.

인큐베이터에는 개방식과 폐쇄식 두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폐쇄식이 사용되나 이대 목동병원은 개방식을 사용한다.

폐쇄식은 외부 공기가 필터를 통해 들어오는 강제 환기식으로 작은 창으로 손을 넣어 조작하게 돼 있다. 반면 개방식은 뚜껑을 열어 조작하게 돼 있다. 이 경우 인큐베이터 내부 온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 외에도 지난해 7월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가 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선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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