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네이버와 손을 잡고 AI스피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의 모습.

[시사위크|용산=최수진 기자] LG유플러스가 AI스피커 시장에 본격 등판했다. 경쟁사보다 늦게 출발한 탓에 네이버의 인공지능인 ‘클로바’의 도움을 받는다. 독자노선에 대한 자존심을 버린 것은 소비자를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네이버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단시간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고객을 뺏어오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선보인다. 내년 1월까지 가입 조건에 맞는 고객에게는 스피커를 무료로 주겠다는 것이다.

U+우리집AI는 △제목을 몰라도 키워드로 찾아주는 U+tv VOD 검색 △말 한마디로 동시에 켜지고 꺼지는 우리집 IoT △말로 찾는 네이버 검색 △우리 아이 24시간 원어민 선생님 △주문에서 결제까지 말로 다 되는 쇼핑 등 5가지 차별화된 핵심 기능을 내세웠다. KT의 ‘기가 지니’와 SK텔레콤의 ‘누구(NUGU)’ 등에서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로 한 단계 더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 LG유플러스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제공은 고객 위한 결정”

LG유플러스는 18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스피커 ‘U+우리집AI’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가 국내 최대 IT기업 네이버와 함께 인공지능 스마트홈 구축에 나서며 홈 미디어 서비스 분야에서 일등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간담회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네이버 한성숙 대표 등 양사의 주요 경영진이 자리하는 것으로 이번 서비스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실제 권영수 부회장이 제품 발표회에 참여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AI스피커와 홈 미디어 사업에 대한 LG유플러스의 각오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사용해 데이터 기반을 강화했다. 질문의 이해도를 높이고 데이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은 이유로 ‘고객’을 언급했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개발’이라는 자존심을 굽힌 셈이다. 권영수 부회장은 “AI스피커는 LG유플러스에 괴로운 존재”라며 “SK텔레콤이 1년 6개월 전 출시했고, KT는 금년 초 출시했다. 출시가 늦은 만큼 차별화 고민이 많았다. 좋은 것이 있다면 협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라는 좋은 짝을 만날 수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에 플랫폼을 제공한 네이버도 이득이다. LG유플러스 사용자 기반으로 데이터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을 통해 빅데이터 시대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되는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오늘은 ‘인공지능’이란 단어를 실물로 보게 되는 의미 깊은 날”이라며 “온라인 중심의 네이버와 오프라인 중심의 LG유플러스가 만나 인공지능 영역을 한층 더 확장하게 됐다. 앞으로 더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홈IoT’ 서비스와 AI스피커 접목… 시너지 극대화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의 협력으로 단기간 내 사용자를 확대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 사진은 침실에서 작동하는 ‘U+우리집AI’의 모습. <시사위크>

“유플티비, 뉴욕 배경의 영화 찾아줘” 한마디에 수십 가지의 영화 목록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용자가 VOD의 제목을 몰라도 AI스피커를 향해 특정 단어만 말하면 인공지능이 관련 정보를 검색한 다음 TV로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와 네이버의 인공지능을 접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다.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홈IoT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홈IoT 시장에서 가입자 점유율 71%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가입자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주 고객층을 타깃으로 해 시장 1위를 확고히 하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홈IoT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권영수 부회장은 “홈IoT 사업은 자랑해도 될 정도”라며 “외국 통신사들도 놀라는 수준이다. 자랑스럽다. 다만 기존 서비스는 음성 인식이 되지 않아 작동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U+우리집AI’ 출시로 그 단점을 해결했다. 모바일에서는 3등이지만 홈에서는 1등을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AI스피커를 통해 그동안 불편했던 것들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최소한의 가치일 뿐”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가치의 서비스다. 향후 고객에게 그러한 것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영수 부회장은 5가지의 차별화된 핵심 기능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 권영수 부회장 “차별화된 기능 제공… 경쟁사와 비교 안 돼”

이날 권영수 부회장은 “경쟁사와 비교가 안 된다”며 “지식 검색만 하더라도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경쟁사는 키워드만 검색하고, 영어 교육도 제공하지 않는다. 홈쇼핑도 다양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만 해도 우리가 충분히 차별화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후발주자에 대한 업계의 우려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이어 “네이버와의 사업협력으로 LG유플러스는 IPTV와 IoT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빅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홈 서비스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홈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스피커를 통한 쇼핑에 대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판매처가 GS리테일·LG생활건강 등 두 군데로,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시각적인 쇼핑이 되지 않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현재는 TV와 연동되지 않아 스피커를 통한 쇼핑만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가입자가 증가한다면 유통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영상 쇼핑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권영수 부회장이 강조한 바 있는 ‘자체 개발’ 인공지능은 B2B(기업간거래)로 집중한다. 사용자 질문의 다양성 등을 고려해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하고, 질문과 활용 분야가 한정된 B2B에서는 LG유플러스의 플랫폼을 사용할 계획이다. 쉽게 말해 내부용 플랫폼과 외부용 플랫폼을 나눠 인공지능 서비스를 진행하게 된다. 단시간 내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 LG유플러스, 시장 분위기 뒤집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 집중

LG유플러스는 후발 주자로서 시장에 뛰어든 만큼 빠른 시간 내에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진행한다. 오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U+인터넷 특정 모델 가입 고객 중 U+tv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U+우리집AI 스피커 프렌즈+’를 무료 증정한다. 이와 별개로 IoT 패키지 상품 5종(아이안심, 싱글남녀, 부모안심, 반려동물, 내맘대로 IoT)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도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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