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사진은 카카오 제주도 본사.<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카카오의 대규모 해외 유상증자 건과 관련해 증권가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의 자금마련이다. 카카오가 어떤 기업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유상증자의 성공여부가 판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총 7,546,520주(주당 14만4,000원, 1,086조원)로, 발행형태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GDR(해외 주식예탁증권)이다..

카카오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목적으로 ▲모바일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M&A ▲국내 AI(인공지능) 등 4차 산업관련 기업 및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를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M&A 대상회사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ktb투자증권 이민아·김효식 연구원은 “국내로 국한된 사업영역을 해외 확장할 의지가 엿보인다”며 “게임·웹툰·음악·동영상 등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은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AI관련 투자에 대해서도 “최근 글로벌 업체들이 막대한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선 인력수급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체개발 및 M&A를 통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상증자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11%의 희석 효과 발생한다”며 “향후 구체적인 M&A 대상 회사가 공개되면 주가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유증에 따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감소할 수밖에 없지만, M&A를 통해 가치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체 유상증자 금액이 1조원에 해당되는 큰 금액인 만큼 향후 나타날 M&A가 카카오의 기업 가치에 크게 반영될 것”이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진다면 기업가치 상승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권윤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M&A 대상이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GDR 발행은 기존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뉴스”라며 “9억 달러가 투입될 M&A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게임, 동영상, 웹툰 기업의 인수를 통해 국내를 벗어나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자회사 로엔 등과의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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