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 문대림 제도개선비서관, 오중기 선임행정관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참모진들 가운데 출마자들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30~40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예상보다는 다소 적은 1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예비후보 등록과 설 연휴가 있는 2월 중순 경에는 늦어도 청와대 참모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면면을 들여다보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충남도지사 출마가 확실시 되고 있다. 박수현 대변인은 전병헌 전 수석이 있던 정무수석직을 제안 받았으나 고민 끝에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지사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출마여부와 관련 “직분에 충실하겠다”며 확답은 하지 않고 있으나, 딱히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 광역·기초 단체장 출마자 10명 안팎, 예상보다 작은 규모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의 출마도 점쳐진다.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나소열 비서관은 서천군수를 3번 지냈다. 이번 지선에서는 충남도지사를 노리고 있다. 출마를 결심할 경우, 양승조 민주당 의원, 박수현 대변인과의 민주당 내 치열한 경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대림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도 출마자 예상범주 안에 있다. 제주 지역정가에서는 도의회 의장 출신인 문 비서관의 도지사 출마를 전부터 관측했었다. 얼마 전 국방부와 해군이 ‘제주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를 취하하는 과정을 물밑에서 조율했던 인사다. 인터뷰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한 언론사는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출신의 오중기 선임행정관은 경북도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참모진에 합류한 것도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경북은 민주당에겐 불모의 지역으로 참모진들을 차출해서라도 보내야 할 전략지역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선거 때마다 이른바 ‘동진정책’의 일환으로 내각이나 참모진들을 내보냈었다. 

◇ “참모진 대거 차출 역풍 우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청와대 참모진들은 대략 10여 명 안팎으로 파악된다.

광역자치단체장급 4명 외에도 구청장·시장 등 기초단체장 출마자로 4~5명 정도가 추가적으로 언급되는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이 예상했던 30~40명 규모 보다 출마자는 적을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마자가 열 명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서울시장 출마, 조국 민정수석의 부산시장 출마,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성남시장 출마를 각각 점쳤으나 현재로선 당사자들의 불출마 의사가 분명하다.

이는 정치권 안팎의 비판여론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모진이 대거 사퇴할 경우,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야권에서는 일부 출마예상자들을 거론하며 “청와대 참모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이력 쌓는 곳이냐”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내각인사나 청와대 핵심 참모진 차출은 여당의 선거패배 위기가 예상되거나 볼모지를 개척한다는 명분이 있는 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며 “대부분 집권여당이 우세하다고 보는 현 선거구도에서 청와대 참모진의 대거 차출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내년 1월 15일 선거인구수 동의 통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사무에 들어간다. 2월 13일부터는 시도지사와 교육감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을 받는다. 예비후보자 신청 후부터는 일부 선거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전후에 청와대 참모진들의 사퇴도 이뤄질 예정이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설 연휴에 맞춰 사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