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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유출 값 7만원’… 롯데카드 배상판결에 담긴 불편한 진실개인정보유출, 무용지물 징벌적손배... “한 건도 적용 사례 없어”
시민단체, 집단소송제 도입 강력 촉구... “피해자들 복잡한 소송 꺼려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 도입된 징벌적손배제도 역시 법원에서 한 건도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는 징벌적손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가 함께 운용될 때만이 개인정보 유출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 있으나마나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지난 17일 서울고등법원은 과거 논란이 됐던 카드3사 개인정보유출 사건 항소심에서 롯데카드에 한해 1인당 피해배상액을 1심보다 3만원 줄어든 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유출 사고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전인 2010년 4월에 발생했다는 것이 이유다. KB국민카드와 농협은행, KCB 측의 항소는 기각됐다.

지난 8월 홈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승소판결을 내린 수원지법 안산지원 역시 1인당 5만~12만원씩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이마저도 소 제기 후 거의 3년이 지난 후에야 1심 판결이 나왔다. 통상 법원은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해 피해자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1인당 10만원 가량을 책정하고 있다. 많게는 30만원 정도도 선고되기도 하다.

이처럼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배상액이 지나치게 소액인 점이 꾸준히 문제제기 되면서 지난해 7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됐다. 관련법에 따르면 기업은 개인정보 유출시 피해액의 3배를 배상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법원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는 피해자들의 피해구제는 물론 기업에게 철저한 개인정보 관리 의무를 부여하기 위해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물론 집단소송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합리적 수준의 배상액은 물론 복잡한 소제기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최대한 많은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많은 기업들이 징벌적 손배가 도입되면 큰 일 날것처럼 나왔지만 아직까지 법원에서 적용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면서 “법원에서도 기존 판례가 없다보니 주저하는 분위기다. 집단소송제가 함께 도입된다면 그때부터라도 활발한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소송제의 장점은 피해발생 시 신속한 피해구제는 물론 기업에게도 기존보다 엄격한 관리 의무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의 도입 목적은 기업을 망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사전예방을 통해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 복잡한 소송 절차에 ‘피해구제 포기’ 다반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야 형식적으로나마 도입이 됐지만 집단소송제는 도입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집단소송제는 원고가 승소할 경우, 소를 제기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도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제도다. 현재는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에게만 효력이 미치기 때문에 법을 위반한 기업에게 큰 제재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좌혜선 소비자단체협의회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원고 중 단 1명이라도 승소해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피해자가 간단한 신청 절차만 밟으면 배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일반소송은 판결까지 기다리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뿐더러 위임장 작성부터 인지대 납부, 손해 입증, 패소에 대한 불안감 등 10만원을 받기위해 피해자들이 감수해야할 애로사항들이 많은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홈플러스 정보유출 피해자 소송을 대리했던 안산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안산소협)는 2차 소송인단 모집을 내부적으로 취소하기로 했다. 안산소협은 홈플러스 정보유출과 관련해 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자, 2차 소송인단 모집을 지난 10월 공고했다. 그러나 실제 참가 입장을 밝힌 피해자는 30여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좌혜선 변호사는 “1심에서 승소판결이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귀찮음을 유발하는 소송 절차”라며 “더욱이 언론을 통해 배상액이 10만원 가량인 사실이 보도되면서 소송을 포기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11월 30일 더불어민주당 백헤련 의원과 시민단체 경실련은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국회에 입법 발의 했다. 또한 이달 7일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개인정보유출에 따른 피해자 구제를 위해 집단소송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내년부터 의견수렴에 나서고 2019년경 법령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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