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 여의도의 태영빌딩 전경. <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내년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되면서 증권가에서 투자의견 매수 결정이 잇따르고 있는 중견건설사 태영건설. 건설 업황 전체가 부진에 빠진 가운데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태영건설이 근로환경 개선에는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비정규직 비중은 중견사 가운데 최대치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 사망 사고 1위 건설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돼서다.

◇ 사망자 최다 발생 건설사 ‘불명예’

요즘 증권가에서 태영건설은 건설사 가운데 드물게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만장일치에 가까운 투자의견 ‘매수’ 결정을 받고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존 주택사업에 신규 사업까지 기대를 모으면서 벌써부터 “2022년까지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분석은 단순히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태영건설의 최근 실적은 이 회사의 사업력이 탄력을 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익 2,372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46%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도 완전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265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던 태영건설은 올해 3분까지 1,1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이어가고 있다.

호실적에 증권가의 호평까지 겹치면서 주가도 연일 부양 중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주당 7,300원대에 머물던 태영건설의 주가는 지난 22일 9,460원의 고점을 찍었다. 22일 오후 기준 건설업종 평균 시세가 전일 대비 0.47% 감소한 반면, 태영건설은 같은 기간 5.28% 오른 9,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태영건설을 향한 우호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이윤 창출에 못지않은 기업의 사회적 의무인 고용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이 회사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망사고 1위 건설사. 태영건설이 최근 얻게 된 ‘타이틀’이다. 태영건설은 지난 2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안전보건관리 실태에서 지난해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건설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총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공동 수상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 시평 20~29위 중 비정규직 비중 ‘1위’

근로자의 안전 관리 및 감독에 부실할 뿐만 아니라, 고용 안전성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전체 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7.03%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체급이 비슷한 시평 20~29위 건설사(직원 현황이 공시되지 않은 반도건설 제외)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건설이 주 업종이 아닌 두산중공업(건설부문.45.43%)을 제외하면 사실상 1위인 셈이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낮은 아이에스동서(1.18%)와 비교하면 약 32배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진 시점이다. 지난해 연말 12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비정규직 비중이 30%를 넘었다. 이 같은 흐름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계속돼 지난 3분기 37%라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이와 관련 태영건설 관계자는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는 상당히 시간이 흐른 사업장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비정규직 비중이 늘고 있는 건 신규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현장 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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