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40분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SK뷰 레이크타워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불이 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도 다쳤다. 사진은 헬기에서 내려다본 화재현장. <경기도재난안전본부 /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수원 광교에서 또 다시 큰 화재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날 화재는 실내 불꽃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안전불감증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는 25일 오후 2시46분께 수원시 광교 한 오피스텔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당시 근로자 3명이 용단작업 중이었다는 정황에 비춰 이날 화재가 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 역시 지하에서 터지는 소리가 난 직후 불이 시작됐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120여명의 근로자가 작업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상당수는 연기를 확인하고 곧바로 대피했으나, 이 가운데 근로자 10명은 지상으로 빠져나오는데 실패했고, 14층 옥상으로 대피한 뒤 헬기와 구조대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SK건설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이모(29) 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외에도 현장근로자 12명이 연기를 흡입,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2명도 양손에 1~2도의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피해자들은 모두 협력업체 직원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크리스마스에도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한 것이다.

화재 당시 검은 연기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 일부가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즉시 헬기와 펌프차, 인력 100여명 이상을 투입해 오후 5시23분쯤 불길을 잡았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명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다만 용단작업 중 적절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인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동탄메타폴리스 화재(4명 사망)를 비롯해 2014년 발생한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9명 사망), 2008년 서이천물류창고 화재(8명 사망) 등이 불꽃작업(용접작업) 중 안전소홀로 화재가 발생해 큰 인명피해를 낸 경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근로자와 목격자를 상대로 작업 시 안전규정 준수 여부와 화재원인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사고가 난 공사현장은 SK건설이 지상 41층 2개동 규모로 오피스텔과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의 건물을 짓고 있는 곳이다. 광교신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로, 지난해 10월 분양 당시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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