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정치권에서 떠돌고 있는 자신의 복귀설에 대해 “더 모질게 권력과 거리를 둘 것”이라며 부인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지난 5월 대선이 끝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그 시간 동안 정처 없이 떠돌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 뉴질랜드로 떠났고, 지금은 일본에서 집필 중이다. “멀리서 응원하는 시민으로 남겠다”는 다짐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2선 후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불리지만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스스로 선을 그었던 그다. 그랬던 양정철 전 비서관이 다시 언론 앞에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복귀설 때문이다. 정권 창출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하지만 양정철 전 비서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2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밖에서 응원하는 것도 필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도리어 “더 모질게 권력과 거리를 둘 것”이라는 게 양정철 전 비서관의 각오다. 이를 언론에 직접 전하기로 한 것은 “근거 없는 얘기를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청와대 참모들에게 미안했다. 

특히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겐 더 미안했다. 일각에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설이 제기된데 대해 “견디기 힘들고 슬프다”고 답했다. 앞서 양정철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당시 후보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했다. 그는 “임종석 비서실장은 내가 가장 아끼는 후배이자 신뢰하는 동지”라면서 “요새도 가끔 통화하며 서로 애틋하게 건강을 걱정하는 살가운 사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담을 쌓았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사사롭게 통화하거나 연락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일부러 일체 연락을 안 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 때 생긴 허리·목 디스크가 두 달 전 도져 심하게 고생했는데, 그게 걱정이 되셨는지 대통령 내외 분이 어떤 참모를 통해 건강을 걱정해주시며 치료 조언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것만으로도 “눈물 나게 감사했다”고 말하는 그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맡기보다 먼발치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때문에 귀국은 늦어질 수도 있다. 일본에서 체류 중인 그는 귀국시점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했다. 내년 지방선거나 2020년 총선 출마 여부에도 “선망하거나 꿈꿔본 적이 없고, 체질·적성도 아니다”면서 “좋은 분들을 도우면 모를까 선수깜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풍문이 많으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솔직히 두렵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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