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계 중진의 '민주당 행' 가능성 낮아 분당 힘들 듯

국민의당이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내홍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에도 내홍을 수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창당 이후 선거를 앞두고 통합 혹은 연대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 왔지만, 분당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첫 내홍은 창당 직후인 지난해 4·13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제안한 ‘야권 통합’이 발단이 됐다. 당시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민주당과의 야권통합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는데, 저녁까지 이어진 연석회의를 통해 '독자행보 강화'로 노선을 정하면서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올해 초에는 1·15 전당대회와 대선 경선을 앞두고 안철수 대표 중심의 '자강론'과 호남중진 중심의 '연대론'이 충돌하기도 했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전대 지방일정에 참석하자 호남 중심의 당 지도부는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하는 등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바 있다.

최근의 내부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심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모임인 '나쁜투표 거부운동본부' 의원들은 법원에 전당원 투표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국민의당 총 39석 중 절반정도가 동참하면서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당내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통합에 반대하는 상당수 호남 의원들로선 선택지가 마땅치 않아 탈당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선 새로운 당을 만들기에는 통합 반대파 전원이 탈당할지 의문인데다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해 원내교섭단체(20석)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 비교섭단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는 보조금 규모가 교섭단체보다 현저히 적은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비교섭단체를 꾸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을 나와 민주당에 합류하자니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들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은 호남에서도 지지율 62.8%로 국민의당(10.4%)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으로선 호남의원들을 수용할 경우 발생할 번거로움을 굳이 감수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통합반대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대표적인 호남중진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주승용 전 원내대표가 최근 "죽어도 더 이상 탈당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 역시 당이 분당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전당원투표를 통해 연내에 결론을 내릴 것을 안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밝히며 "통합에 찬성 반대를 떠나서 정치인이 탈당하는 것은 정말 최후의 결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황주홍 의원은 이날 '전당원 투표 금지 가처분신청 제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합반대파와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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