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놓고 국민의당 내홍이 여느 때보다 격화되는 가운데 이른바 ‘중재파’가 분당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27일 “당내 갈등과 반복을 봉합하고 혼란을 막는 길은 전 당원 투표를 거부해서 투표가 성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이날 MBC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찬반 양쪽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면 당은 사실상 쪼개지고 갈라져서 분당 상태에 들어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모임인 ‘나쁜투표 거부운동본부’ 의원들은 법원에 전당원 투표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호남을 중심으로 약 20명이 동참했는데, 국민의당 총 39석 중 절반 정도로 당내에서는 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당내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이번 전당원투표에서 재신임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강행할 경우 이들이 탈당이라는 강수를 둘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부의장도 가처분신청 소송위임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다만 찬반 양측의 갈등을 조율하는 중재파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내부 조율을 충분히 거친 뒤에 시간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부의장은 “당내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아서 당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면서 “성급하고 조급하게 서두를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남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지지기반 속에서는 통합을 반대하고 있어서 많은 이탈이 생기고 있다”며 “지지기반이 상실되면 결국 통합이라는 것은 당만 통합만 되는 것이지 내실은 전혀 없고 속 빈 강정 통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DJP연합으로 정권을 교체한 김대중 대통령처럼 바른정당과 선거연대하고 이후 연대 결과 당내 조율을 더 거치고 정책이나 방향이나 가치에 대해 조정하고 통합 절차를 가는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한편 박 부의장은 통합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안철수 대표를 전 당원투표 이후에도 계속 설득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전당원 투표도 결과를 놓고 당원들이 정말로 전당원 의사로 물어질 수 있는 투표 결과가 나온다면 그때 가서 또 진지하게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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