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행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특사방문에 대해 야당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석연치 않은 점이 많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실시해서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7일 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때 UAE 원전 21조 가량을 수주하고 작년 박근혜 정권 때는 60년 간 원전사업권 운영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지난 정권의 원전수주 뒷구멍을 팠고, 국가 간 신뢰와 국익을 버리면서까지 탈원전 정책을 끌어가고자 했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앞둔 시기 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해 친서를 전달한 경위와 배경을 설명해야지 친서전달 목적이라는 말로 의혹이 해명될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당에서 요청했으니 임 실장 본인이 당당히 응해 달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바른정당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유승민 대표는 “청와대가 모든 일정과 방문 목적을 진실대로 밝히지 않으면 국정조사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레바논 파병 장병 격려를 위해, 정부 간 교류를 위해, 왕세제 요청에 의해, 어제는 대통령 친서 전달로 5번째 말이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원전 사업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며 국익적 차원에서 접근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내에서 원전과 관련된 문제가 지속될 경우, 영국 원전 수주전과 사우디 수주전에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UAE에서도 우리 언론 보도를 다 주시하고 있는데 왜 이런 보도가 나오는지 그쪽에서 오히려 의아해하고 있다”며 “산업자원부나 한국전력, UAE 현지를 취재 해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실제 산자부나 한국전력은 원전공사에 이상이 있다는 의혹제기와 관련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지에서 원전공사를 맡고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7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치적·외교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원전 공사는 너무나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청업체들이 속속 철수를 준비하고 있어 뒤숭숭하다’는 일부의 보도내용도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또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원전 공정률이 80%가 넘어 마무리 단계에 들어왔다”며 “맡은 공사를 마친 하청업체들은 당연히 철수를 할 수 있다. 그것이 공사가 중단됐거나, 공사비 지급이 지연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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