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수수료 등 홈쇼핑 업계의 갑질 이슈에서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CJ오쇼핑에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사위크DB>

[시사위크=범찬히 기자] 홈쇼핑 업계 1위 CJ오쇼핑이 ‘갑질 기업’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고액의 납품수수료를 떼 가거나 방송 제작비를 떠넘기는 등 납품업체에 과도한 부담을 안기고 있어서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TV홈쇼핑 업계의 고액수수료가 관행이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정위가 발표한 ‘2017년 백화점·TV홈쇼핑·대형마트·온라인몰 분야 판매수수료율 조사 결과’에서 TV홈쇼핑은 1위를 차지했다.

TV홈쇼핑에 종사하는 7개 업체들의 평균 납품수수료는 28.4%였다. 100만원 어치를 팔면 28만원 가량이 홈쇼핑 업체의 몫이라는 얘기다. 이는 납품수수료가 가장 적은 온라인몰(11.6%)의 두 배를 상회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또한 2위를 차지한 백화점(22%)과 대형마트(21.9%) 보다도 상당히 앞선다.

TV홈쇼핑 업체들의 평균 납품수수료를 끌어 올린 데는 CJ오쇼핑의 역할이 컸다. CJ오쇼핑은 NS홈쇼핑과 함께 납품업체들로부터 가장 많은 수수료(32.5%)를 떼어갔다. 2015년(35.86%)과 지난해(33%) 모두 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수료를 기록했던 CJ오쇼핑은 올해 마침내 ‘납품수수료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CJ오쇼핑의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고혈 짜내기’는 이뿐 만이 아니다. 앞서 9월 방통위가 밝힌 방송 제작비 전가 조사에서도 CJ오쇼핑은 1위를 차지했다. 조사 기간인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CJ오쇼핑은 483건의 제작비 떠넘기기 사례가 적발됐다. 이 기간 7개 업체의 전체 위반건수(1,497건)를 보면 3건 가운데 1건이 CJ오쇼핑의 몫인 셈이다.

또 CJ오쇼핑은 관련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방통위에 10여 차례 거짓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유통업계 가운데서도 불공정거래 관행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알려진 홈쇼핑 업계. 업계 안팎에서는 CJ오쇼핑이 ‘맞형’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기업으로 환골탈태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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