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ICT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해이기도 했다. 5G, IoT 등 다양한 ICT기술의 수요가 확대됐다. 아울러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인정받는 한 해이기도 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2017년은 4차 산업혁명의 초석을 다진 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5G부터 IoT까지 다양한 신기술이 주목받았다. 아울러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올 한해 ICT(정보통신기술)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달려갔다.

◇ 5G… “지금은 힘 모을 때” 통신사, 조기 상용화 위한 협업 이어가

올 한해는 5세대(G) 통신에 대한 선점 경쟁이 치열했다. 5G 글로벌 표준화의 원년인 만큼 5G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통신사들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로웰 맥아담(Lowell McAdam) CEO가 한국을 방문해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을 만나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KT, SK텔레콤, AT&T, 퀄컴, 에릭슨 등 글로벌 통신사들은 올 초부터 다각도로 협력 논의를 이어가며 5G 조기 상용화 및 5G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개발 촉진 등에 집중했다.

이들 통신사는 지난 2월 무선통신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기구 ‘3GPP’에 5G및 LTE 망을 융합하는 ‘NSA(Non Standalone)’ 기반 표준 규격을 올해 안으로 완료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3GPP의 결정이 있어야 통신사들이 5G 인프라 및 단말 개발을 조기에 시작할 수 있어서다.

3GPP는 지난 20일 NSA 기반 5G 주요 표준을 승인했다. 글로벌 통신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한지 약 열 달만의 결과다. 3GPP의 승인에 따라 통신사들은 2019년 조기 상용화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 AI… ICT기업, AI스피커로 인공지능 시장 선점 나서

인공지능(AI)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ICT기업들은 AI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스피커의 형태로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아마존, 구글 등을 필두로 국내에서도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이 AI스피커 경쟁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공개한 SK텔레콤 ‘누구’를 제외하면 올해 처음으로 AI스피커를 공개한 곳은 KT였다. 시간 순으로는 △KT ‘기가 지니(1월)’ △SK텔레콤 ‘누구 미니’(8월) △네이버 ‘웨이브’(8월) △네이버 ‘프렌즈’(10월) △카카오 ‘카카오미니’(11월) △LG유플러스 ‘U+우리집AI(12월)’ 등이 대거 AI스피커 경쟁에 참여하며 시장을 달궜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AI스피커를 출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에만 탑재한 상태다. 빅스비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AI스피커는 내년 초 공개될 전망이다.

IoT기기들의 활성화로 스마트홈 시대가 열리는 가운데 기술의 취약성을 이용한 해킹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 IoT… 사물인터넷 기기 대거 등장 ‘스마트홈’ 시대 개막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제89차 정보통신표준총회에서 2017년 주목받을 이슈로 ‘사물인터넷(IoT)’을 선정한 바 있다. 정부 역시 IoT 활성화를 위해 기술 기준을 개정하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 기술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용 무선설비의 기술기준’을 개정했다.

실제 올 한해 다양한 IoT 기기들이 등장하며 스마트홈 시장을 확대시켰다. △검침·측정 △위치 추적 △센싱·모니터링 △제어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IoT 제품들이 출시됐다.

보안에 취약한 기술 특성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정용 IP카메라 등 IoT 기기들의 해킹 사건이 일어났다. 특정 집단이 네트워크 악성코드를 이용해 웹캠, 홈 라우터 등을 감염시켜 이익을 취하는 행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IoT 보안 전문업체 뉴스카이시큐리티(NewSky Security)는 지난 11월 특정 해커들이 ‘IoT루프’라는 악성코드를 이용, 수백만개의 IoT기기를 감염시켜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단행하려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반도체·디스플레이… 글로벌 시장서 인정받은 국내 기업의 기술력

국내 ICT산업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슈퍼 호황’을 빼놓을 수 없다. IT기기의 메모리 고용량화 추세로 인해 낸드플래시와 D램 등의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반도체 수출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OLED가 차세대 패널로 인기를 끌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력이 매출로 이어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호황은 수출로 증명됐다. 지난 9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은 192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액 집계 이래 역대 최고 금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가 증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품목의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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