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18년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연 부총리,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2018년도부터 달라지는 법과 제도는 32개 정부부처 총 239건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인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 대선공약을 비롯해 핵심 국정과제들을 부처별로 집중적으로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2018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참고해 주목할 만한 정책 변화 다섯 가지를 짚어본다.

① 최저임금 ‘7,530원’

내년도 최저임금은 7,530원이다. 역대 최대의 인상폭이다. 일급으로 환산하면 60,240원(8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다(주 40시간 기준·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말하므로 상용근로자뿐만 아니라 임시직·일용직·시간제 근로자, 외국인근로자 등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다.

단 3개월 이내 수습 근로자의 경우엔 10%를 감액할 수 있지만 숙련이 필요 없는 택배·배달·청소·패스트푸드·주유 등 단순노무직에 대해선 수습 감액 없이 100% 지급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수습근로자를 채용해 단기알바로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함이 목적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의 경영상 부담을 덜기 위해 사업주에게는 일자리안정자금이 지원된다. 30인 미만 기업에서 월 평균 190만원 미만의 근로자를 한 달 이상 고용한 경우 1인당 13만원을 지원하는 식이다. 사회보험 부담을 던다는 의미에서 건강보험료 경감과 세액공제 등 제도적 지원도 확대된다.

② 출퇴근 중 사고도 ‘산재’

앞으로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하던 중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 지금까지는 통근버스 등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한 출퇴근 중 사고’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으나 내년도 1월부터는 대중교통·자가용·자전거·도보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출퇴근 하던 중 사고까지 보상범위가 확대된다.

통상적 출퇴근 경로에서 일탈 중에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원칙적으로 출퇴근 중 재해로 보지 않지만, 경로 일탈 또는 출퇴근 중단의 사유가 일용품 구입이나 병원 진료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인 경우에는 출퇴근 중 재해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발간한 '2018년도 이렇게 달라집니다' 책자 표지 <기획재정부>

③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은 각각 42%와 25%까지 인상된다. 특히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환원되는 것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최고세율을 3%p 인하한 지 9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법인세 인상으로 77개 초대기업이 2조3,000억원을 추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월1일 이후 발생하는 소득분부터 과세표준 3억~5억원에 적용되는 소득세율은 현행 38%에서 2%p 높아진 40%로 책정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과세표준 3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초고소득자에 해당되는 5만2,000명이 1인당 870만원의 추가 세부담을 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④ 공중화장실 ‘휴지통’ 없어진다

일반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는 공중화장실 휴지통이 내년부터 아예 없어진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미관을 해치고 악취와 해충을 동반하던 대변기 옆 휴지통이 2018년부터 없어지게 된다.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버리면 된다”고 밝혔다. 다만 물에 녹지 않는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버릴 수 있도록 여성화장실에는 위생용품 수거함을 비치하도록 했다. 신축 화장실은 물론 기존 화장실에도 적용된다.

2018년부터 신축되는 화장실은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는 구조로 설치해야 한다. 남자화장실에는 소변가림막도 설치된다. 기존 화장실에는 입구 가림막 설치가 권장된다. 정부는 “내부가 훤히 보여 모두를 민망하게 하던 화장실에 대한 인권 및 사생활 침해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외에도 여성이 남자화장실을, 남성이 여성화장실을 청소·보수 중일 경우에는 안내표지판을 설치해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종합서비스 개시

흔히 ‘몰카’로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종합 서비스도 2018년부터 지원된다. 내년부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기관을 통해 불법영상물 삭제 서비스 등 종합적인 서비스가 실행된다. 현행 ‘여성긴급전화 1366’을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 창구로 운영하고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는 ‘1366’을 통해 연계될 수 있다.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기관을 통해 전문적인 상담과 유포 영상물에 대한 삭제 지원을 실시하는 동시에 피해사례 수집(채증) 등 경찰 신고 및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원하고 의료비·무료 법률서비스 등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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