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라디오 인터뷰 총출동… “통합해야” vs “탈법행위”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장병완(왼쪽부터), 최경환, 황주홍 의원,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현 최고위원, 조배숙, 장정숙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여부를 결정짓는 국민의당 전 당원투표가 후반전에 돌입하면서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는 라디오 인터뷰에 총출동하는 등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합 찬성파는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으며 반대파는 정당성이 없다면서 통합전당대회 개최 저지 의사를 고수한 가운데 원색적인 비난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안철수 대표는 29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당원 중에 50%이상이 호남 당원이라 일반 여론조사보다도 훨씬 더 호남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조사”라며 “거기서 통합 찬성이 더 많다면 그러면 우리 정치인들은 당원들과 지지자의 뜻에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당 창당될 때부터 저희 지향점은 분명했다. 즉 국민들이 미래를 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개혁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지속적으로 유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힘을 합치고 인재를 영입해야 그 정당이 발전한다”고 통합을 추진하는 취지를 설명했다.

통합 반대파에서 최근 제기한 ‘거짓말쟁이’ 프레임에 대해서도 상황이 달라졌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반대파는 전날 안 대표가 8·27 전대 토론회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영상을 공개하고 해당 영상이 담긴 문자를 당원에게 유포하는 등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안 대표는 “그 당시 바른정당 의원은 20명이었고 그때 우리와 정체성이 아주 많이 다른 분들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통합하면 정체성에 더 문제가 생긴다”라며 “그리고 우리가 40명, 그쪽이 20명이면 자칫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아홉 명이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갔다”며 “이제는 오히려 우리와 더 유사한 의원이 많이 있고 통합이 되더라도 중심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찬성파인 장진영 최고위원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서 “8월 전대의 상황과 지금 상황이 다른데,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가세했다.

또한 바른정당에서 대표적인 통합 반대파인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그분들을 반드시 안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그분들은 합리적 진보의 한 축을 담당하실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라며 “거꾸로 그런 좋은 자원들이 우리당에 있기에 개혁적 보수라고 할 수 있는 유승민 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이 들어오더라도 균형추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전날 마감된 K보팅(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 시스템) 투표 결과 총 4만5,101명이 참여해 투표율 17.64%를 기록했다. 29~30일에는 ARS투표가 진행되는데 8월 전대 수준의 투표율(약 5%)이 나온다면 투표율 20%는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통합 반대파는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안 대표의 재신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통합 반대파는 투표율 3분의 1 이상이 돼야 하며 이번 투표 자체가 정당성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통합전당대회가 진행되더라도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천정배 의원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서 “이미 당에서 논쟁이 있었지만 그래도 3분의 1은 돼야 한다”며 “당원들조차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의사 표시를 안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박정희, 전두환 독재자들의 수법이라서 투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건 일종의 당원 협박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식 절차는 대표당원대회를 열어서 충분히 토론해서 표결하면 되는데 우회로를 가고 있다”며 “(전당원투표에)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는데 국민 세금으로 낸 국고보조금에서 나온 돈이다. 이런 것을 탈법 행위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지난 8월 전대에서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당 대표 선거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있다”며 “탄핵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 반대파이자 중재파로도 불리는 박주선 국회 부의장도 현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 부의장은 MBC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찬성파 입장에서는 이번에 몇 퍼센트의 투표율이 있든지 과반의 찬성이 있다면 전당대회를 강행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무척 우려스럽다”며 “지금 이 상황에서는 (통합전대를) 열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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