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민단체,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 유정복·서병수·홍문종·이병기 수사 촉구 기자회견

정의연대와 개혁연대 민생행동,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완종 리스트 관련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나리 기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척당불기(倜儻不羈) 사건만 봐도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수사는 부실 그 자체입니다.”

시민단체가 성완종 리스트 연루자들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정의연대와 개혁연대 민생행동,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경찰이라도 척당불기(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 자세로 관련자들을 수사하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외한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 “성완종 리스트 수사? ‘친박 무죄 비박 유죄’”

시민단체에 따르면 검찰은 2015년 7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계기가 됐던 자원외교 수사를 지시한 이완구 전 총리와 당시 리스트에 적힌 인물 중 유일하게 친이계인 홍준표 대표를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 외 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이병기 전 국정원장,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친박계 인사들은 무혐의처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공소권없음으로 처리했다.

김장석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대표는 “검찰은 홍준표, 이완구, 홍문종 등 3명만 소환조사를 하고 나머지는 서면조사로 대체했다. 당시 ‘친박 무죄 비박 유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면서 “더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성완종 회장의 특별사면에 관여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물타기까지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완종 리스트 인물들은 모두가 실세 중의 실세였고 박근혜 정부 핵심 권력들이었다”면서 “과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의문은 여지없이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적폐청산 대상 중 하나다. 경찰이라도 척당불기 정신으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정의연대와 개혁연대 민생행동,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척당불기’ 액자 사진(왼쪽)과 성완종 회장이 생전 남긴 메모(성완종 리스트)를 들고 있다. <조나리 기자>

◇ “홍준표 ‘척당불기 액자’ 사건... 부실수사 그 자체”

당시 홍준표 의원의 의원실을 방문에 직접 돈을 건넸다고 증언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재판 내내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라고 쓰인 액자를 봤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반면 홍 대표는 해당 액자는 한나라당 대표가 된 뒤 대표실 내 내실에 걸어뒀던 것으로 의원실에는 걸어둔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뉴스타파>는 2010년 8월5일자 MBC 영상(“[풀영상] 홍준표 ‘안상수 대표, 독선이 도를 넘었다’”) 속에서 홍준표 의원실에 ‘척당불기’ 액자가 걸려 있는 장면을 확인해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야당 및 경남지역 시민단체들은 홍 대표에게 해명을 촉구하는 한편 무죄판결과 별개로 끝까지 죄를 묻겠다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정의연대 인권민생 국장인 이민석 변호사는 이날 “범죄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야당의 대표가 이 사회를 활개치고 다니는 현실이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라며 “검찰이 당시 제대로 수사만 했다면 이미 밝혀졌을 내용이다. 검찰의 부실 수사가 법원의 오심을 낳았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운학 개혁연대 민생행동 상임대표는 “검찰의 부실수사로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됨은 물론 그나마 기소된 이들도 무죄를 받게 됐다”면서 “사법부에 배심원제를 도입하거나 시민들이 직접 수사를 한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결론이다. 이제라도 경찰이 제대로 수사해 국민들의 의혹을 풀고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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