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호남중진 공세도 강화… 국민-바른정당, 절충안 도출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놓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통합 추진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오른쪽) 바른정당 대표가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놓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통합 추진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외교안보 분야, 특히 햇볕정책 계승 여부는 양당 통합과정에서 최대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통합반대파 중심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북정책에서 바른정당-자유한국당과 같은 입장이라고 비판하는 등 안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 당직자 시무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핵 문제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발표에 따르면 석 달 정도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완성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올림픽 기간이긴 하지만 거기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북한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한미관계 이간질’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한미관계 이간질을 통해 동맹을 완화시켜 안보 기반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라며 “지금 남북 관계 개선을 이야기하는 것은 제재 압박을 무력화하고 핵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제스처”라고 지적했다.

안철수-유승민 대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외교안보 분야에서 입장차이를 보였다. 특히 유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호남 눈치를 과감히 떨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안 대표를 향해 햇볕정책 포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따라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은 한미동맹 강화 등 안보 강화에, 바른정당은 제재 강화 기조를 유지하되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식의 절충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세미나를 열고 햇볕정책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국민정책연구원장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발제문을 통해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은 미루고 같은 것부터 협력한다)’의 기본자세를 통해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핵 현실화에 따른 한미 동맹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고 여야 합의에 따른 안보 협치모델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여당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지키면서 야권이 주장하는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를 충족시킬 대체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자동으로 개입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방향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고 한미간 핵공유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바른정당 의원들도 공감을 나타냈다.

또한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햇볕정책이 담고 있는 대화를 통해서 서로 존중하고 끊임없이 뭔가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 이런 것들을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며 “그런 부분을 계승해서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우리로서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고 햇볕정책 수용의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최홍재 바른정당 정책연구소장도 “햇볕정책으로도, 압박정책으로도 북한 핵을 저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안보정책을 논의한다면 조율하기 나름”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최대 변수는 오히려 호남중진과 동교동계 등 국민의당 내부에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조배숙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표는 이날 논평을 통해 “안 대표는 김정은의 달라진 태도를 이 시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특별한 의견이 없음을 스스로 털어놓은 셈”이라며 “안 대표의 냉전적 태도는 당의 강령에 밝혀놓은 햇볕정책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생각은 한국당, 바른정당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더이상 당을 훼손시키지 말고 당을 나가서 그 뜻을 이루기 바란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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