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바른 모두 인물난… 안, 백의종군 선언 속 재등판 가능성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절차가 가속도가 붙는 가운데 안철수-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로 시작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절차에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통합신당의 첫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될 것인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 초창기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처럼 결국 안철수-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로 가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통합을 주도한 인물이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징성 측면에서 이들을 대체할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협의체는 3일 신당창당의 신설합당 방식으로 제3세력을 규합하는 대통합을 추진, 2월 내에 마무리 짓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이언주·이태규, 바른정당 정운천·오신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범식 및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이같은 내용의 협의체 1차 회의결과를 전했다.

신설합당은 양당이 전당대회를 거쳐 통합을 결의한 뒤 각 당이 소멸하면 신당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민의당 내 통합반대파는 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국민의당이 해체하기 때문에 무소속이 된다.

이제 막 통합 절차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통합신당 지도부 구성 논의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앞으로 과속도, 저속도 아닌 정상속도로 진행해 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일단 안 대표는 일찌감치 통합 후에는 백의종군하겠다며 2선 후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막상 지도부를 꾸리는 과정에서 '합의추대' 방식으로 재등판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대표로서도 1인 체제로 가기에는 통합정당 내에 국민의당 출신이 다수인 만큼 다소 부담스러운 데다, 안 대표도 “중심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해 통합당에서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 대표에 상응하는 존재감을 지닌 인물이 필요한데, 통합 찬성파 내에서 안 대표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중량감 측면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지만, 당장 바른정당에서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지난 2일 하태경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신당 창당 이후) 손학규 고문과 하태경이 (당을) 주도할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이에 대해 지상욱 정책위의장과 정운천 최고위원이 비공개회의에서 “말이 안 된다”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과거 제3지대론의 주역들도 거론되고 있지만, 안 대표가 언급했던 통합신당의 지향점인 ▲개혁정당 ▲국민통합정당 ▲미래지향정당의 이미지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의 지자체장 출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공동체제보다는 제3인물론을 모색하지 않겠나”라면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도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통합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이 아니라 유승민과 안철수의 결합으로 봐야 한다”라며 안-유 공동체제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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