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택 가격의 중간치를 보여주는 중위가격이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전국에서 집을 살 때 드는 중간가격이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가격은 집값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이다. 평균가격과 달리 일부 고가 주택들의 영향을 받지 않아 주택시장의 흐름을 더 잘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4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매매 중위가격은 3억259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1,648만원(5.8%) 오른 수치다. 중위가격이 3억원을 넘어선 건 해당 은행이 관련 통계치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주택 중위가격은 지난 수년간 오름세를 유지해 왔다. 2008년 12월 2억1,713만원 수준이었던 전국 주택 중위가격은 2015년 처음 2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그해 연말에는 2억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이 같은 오름세는 이어져 지난해 2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오던 중위가격은 지난해 9월 모처럼 8·2 부동산 대책의 받아 꺾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오름세를 이어가더니 결국엔 3억원 선까지 돌파한 것이다.

전국 주택 중위가격이 오른 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의 주택 중위가격은 지난해 12월 5억6,754만원으로 1년 전보다 5,774만원(11.3%) 올랐다. 특히 강남 지역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권의 주택 중위가격(7억451만원)은 지난해 12월 1년 사이 8,706만원(14.1%) 오르며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강북 지역 주택 중위가격은 2,811만원(7.0%) 올라 4억2,908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주택의 중위가격 상승은 강남이 견인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 중위가격은 4억59만원으로 첫 4억원 대로 올라섰다.

지방은 수도권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5개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는 지난해 12월 주택 중위가격이 2억1,835만원으로 1년 전보다 435만원(2.0%) 오르는 데 그쳤다. 충북과 충남·경북·경남 등은 중위가격이 최근 1년 새 하락세를 보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