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 판매 상위 7개 브랜드의 서비스센터 숫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3만3,088대.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다. 역대 최대인 2015년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아우디·폭스바겐 사태로 주춤했던 지난해보단 상승세를 보였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부재는 계속됐으나, 다른 브랜드들이 분발한 덕분이다. 지난해 판매실적이 1만대를 넘긴 브랜드는 역대 최다인 7곳에 달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숫자는 ‘20만’이다. 큰 사건 속에서도 3년 연속 20만대를 돌파했다. 또한 최근의 상승폭을 감안하면, 향후 수년간은 20만대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0만대 시대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이어진 바 있는데, 이 보단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수입차 20만대 시대, 여전히 남아있는 큰 과제는 A/S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A/S 문제로 수입차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국산차에 비해 차량 수리에 드는 비용 및 시간이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족한 서비스센터 숫자가 가장 큰 불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적절한 위치 및 규모의 서비스센터를 확충하는 것이 수입차 업계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다.

2018년 새해를 맞아 지난해 1만대 이상 판매실적을 기록한 수입차 업체들의 A/S 인프라 실태를 진단해본다.

◇ 서비스센터 가장 많은 곳은 BMW

지난해 2년 연속 수입차 업계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한 벤츠는 연초부터 새 서비스센터 2개를 오픈했다. 이로써 전국에 55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게 된 벤츠다.

2년 연속 벤츠에 밀려 2위를 기록한 BMW는 그보다 조금 많다. 전국에 60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365일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울지역 3곳, 경기지역 2곳, 부산지역 1곳의 서비스센터가 주말 및 공휴일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렉서스·토요타는 아우디·폭스바겐의 빈자리를 꿰찼다. 렉서스가 1만2,603대, 토요타가 1만1,698대로 나란히 3·4위를 차지했고, 총 판매량은 2만4,301대에 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서비스센터는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렉서스는 26개, 토요타는 14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엔 2014년 이후 신설된 서비스센터가 단 1곳뿐이다. 지난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만큼, 조금 더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재규어랜드로버다. 랜드로버는 1만740대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재규어도 지난해 4,125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서비스센터는 25곳에 불과하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올해 30개까지 서비스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비록 순위는 6위로 처졌지만, 3년 연속 1만대 판매를 이어갔다. 이 기간 3년 모두 1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은 벤츠와 BMW, 포드뿐이다. 포드는 현재 30곳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혼다는 ‘1만대 클럽’의 마지막 주자였다. 지난해 1만299대를 판매했다. 2015년(4,511대), 2016년(6,636대)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판매량이 급증한 모습이다. 하지만 서비스센터는 협력점 4곳을 포함해 17곳에 머물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모두 서비스센터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확충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 서비스센터는 위탁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규 확충이 복잡하다”며 “벤츠와 BMW를 제외하면, 아직은 서비스센터를 크게 늘릴 정도의 판매량이라고 보긴 어렵다. 또한 신차 출시 등에 따라 판매 기복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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