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 유저들이 사측의 기만적인 운영에 반발 중이다. 사진은 그라비티 2017년도 3분기 보고서.<그라비티>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중견게임업체 그라비티가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자사의 ‘라그나로크 온라인’ 유저들이 그라비티의 운영에 항의하며 집단 반발에 나선 것. 여기에 신규 론칭한 ‘라그나로크 온라인’도 각종 버그 및 해킹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 라그나로크 유저들, 그라비티 운영에 집단반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2002년 출시 후 아기자기한 캐릭터 등으로 아직도 인기를 누리는 장수게임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태국 유럽 등 글로벌 80여 곳에 진출했고,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제작한 게임도 4~5개에 달한다. 그라비티 성장의 1등 공신이며, 현재도 미래 성장동력의 주역이란 뜻이다.

하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유저들은 소외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라그나로크 인벤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항의글들.<인벤>

5일 라그나로크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유저들은 자유게시판을 항의글로 도배되고 있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운영행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이들은 그라비티가 돈벌이에만 혈안이 됐다고 성토한다.

예를 들면 그라비티는 올해 들어 라그나로크의 유료아이템으로 새로운 ‘삼명수 패키지’를 출시했지만, 기존 구성보다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불만이 폭주한 계기는 ‘버림받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성의 없는 게임운영 때문이다. 유저들은 “그라비티가 다양한 콘텐츠의 업데이트를 약속했지만,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2년 넘게 업데이트가 안된 콘텐츠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전부터 간담회를 통해 개선사항을 전달했지만, 정작 이 같은 의견이 적용된 건 신규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제로’라는 점도 주요 불만사항으로 꼽힌다.

한 유저는 “제로는 기간을 정해서 업데이트 일정을 공개하면서 본섭은 그냥 올해 내에 업데이트 예정 하나만 올렸다”며 “이것도 그냥 작년 (업데이트) 내용에서 17년도를 18년도만 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라비티는 이와 관련 사과의 뜻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유저들의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라그나로크 성기철 개발 총괄 본부장는 5일 공지사항을 통해 ▲불편 사항을 개선토록 내부 검토 중이며 ▲1월중 UI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 ▲이달 중 업데이트를 목표로 메모리얼 던전 "게펜 마법 대회", "망령의 왕궁"에 랜덤 옵션 보상 준비 등의 일정을 공개했다.

그러나 유저들은 ‘예정’ ‘준비 중’ ‘하려 한다’는 말들을 이젠 믿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 해킹 의혹까지 퍼진 ‘라그나로크 제로’

그라비티가 공을 들인 ‘라그나로크 제로’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라그나로크 제로는 라그나로크의 원작에 가까운 게임으로, 불편한 시스템 및 과금 체계가 개선됐다. 즉, 옛 게임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싶은 유저와 신규 고객 두마리 토끼둘 다 노린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6일 정식서비스때부터 각종 버그가 보고됐고, 연장점검을 반복하다 이틀 뒤에 서비스가 결국 일시중단 됐다. 지난해 12월 28일 정식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최근엔 계정이 도용당했다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유저들은 “라그나로크 플레이 이후 이상한 곳에서 스팸문자 및 메일이 날아온다”며 그라비티가 개인정보를 해킹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최대한 유저분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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