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지분 대량 매도 후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약 개발업체 신라젠 문은상 대표가 지분 대량 매도 후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 측의 해명에도 지분 매각 배경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주가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 주가 롤러코스터… 투자자 ‘혼란’

항암치료제인 개발업체 신라젠이 또 다시 코스닥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16년 12월 6일 공모가 1만5,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신라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상장 1년여만에 코스닥 시가 총액 3위에 오른 종목이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왔던 신라젠은 최근 대주주의 지분 대량 매도 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4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문은상 대표와 특수관계자 등 9인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장내 매도를 통해 271만3,997주를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의 보유 지분은 20.52%에서 16.53%로 하락했다.

최대주주인 문 대표가 매도한 주식은 모두 189만2,419주(2.75%)에 이른다. 이 가운데 문 대표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의 매도물량을 제외하고 문 대표가 본인 주식을 직접 매도한 것은 156만2,884주다. 모두 1,323억원에 달한다. 오너 친인척 4명도 800억 가량의 주식을 처분했다.

오너일가는 주식매각으로 큰 수익을 챙긴 반면, 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대주주의 지분 대량 매각은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다. 통상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신라젠 대주주의 지분 매각 배경을 두고 숨은 악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돼 투자업계는 들썩였다. 실제로 일부 주식투자 사이트에서는 미국 소재의 자회사를 통해 개발중인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펙사벡의 특허 출원에 실패해 임상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확산되기도 했다.

◇ 회사 해명에도 투자자 불안감 확산

이에 신라젠은 5일 해명 입장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신라젠은 문 대표의 지분 매도 배경에 대해 “국세청 세금납부와 채무변제가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주식을 처분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특허출원 실패 관련 인터넷 루머에 대해선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임상 과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분 매도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5일 신라젠의 주가는 장초반 7% 이상 하락세를 보이다 일부 호재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 거래일인 8일에는 다시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며 전장 대비 6.20% 떨어진 9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루머에 대해 다시 한번 해명과 강경한 대응 입장을 내놨음에도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 점도 주목을 끌고 있다. 4일 각종 주식커뮤니티를 통해서는 문 대표의 지분 매각설이 흘러나오면서 신라젠 주가는 이날 10% 넘게 하락했다. 이에 내부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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