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듀랑고 론칭 프리뷰'.<넥슨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넥슨이 5년을 공들인 모바일MMORPG 야심작 '듀랑고'를 드디어 세상에 선보인다. 현대인이 공룡시대에 맨몸을 떨어져 개척에 나서는 게임으로, 인간 내면에 잠재한 '개척에 대한 로망'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넥슨이 듀랑고를 통해 글로벌 게임명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공개된 '야생의 땅:듀랑고(이하 듀랑고) 론칭 프리뷰' 행사엔 다수의 취재진들이 몰려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넥슨이 직접 개발한 게임, 그리고 기획부터 론칭까지 5년 이상 걸렸다는 것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무엇보다 기존 게임과 전혀 다르다는 점 덕분이다.

듀랑고 개발을 맡은 이은석 넥슨왓스튜디오 PD는 이날 자리에서 "이미 세상에 나온 게임에 더한 게 아니라 0(제로)에서 1개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래서 장르는 샌드박스, 세계관은 공룡시대의 현대인으로, 새로운 도전을 했다"고 말했다.

넥슨 왓스튜디오 이은석 PD.<넥슨 제공>

◇ '탐험' '개척' 현대인 로망 담은 듀랑고

실제 듀랑고는 설정부터 독특하다. 우선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회사원, 주부, 학생 등 현대인이다. 버스를 타고 가던 이들은 불의의 사고로 공룡이 존재하는 세계에 불시착 해 생존을 위한 투쟁에 나선다.

MMORPG 게임의 공식인 '탱·딜·힐' 또는 '검과 마법'이 없고, 전투 또한 콘텐츠의 일부일 뿐이다. 유저들은 건축, 요리, 농사 등 생활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고, 삼삼오오 모여 마을을 이루거나 국가를 건설할 수도 있다. 물론 다른 세력과 전투도 가능하다.

이 PD는 이에 대해 "문명의 보호구를 벗은 맨주먹의 현대인을 플레이하게 된다"고 표현했다. 또 '탐험' '개척' 등의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현대 문명의 지도엔 표시되지 않은 땅은 없다. 하지만 미지의 땅을 일구고 개척하는 로망이 듀랑고에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단일 서버 목표"… 진정한 MMORPG

듀랑고의 또 다른 특징은 '진정한 MMORPG'를 목표로 했다는 점이다.

MMORPG(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의 원 뜻은 다수의 유저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게임 속 인물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그러나 대다수의 게임이 랙 등을 이유로 채널 또는 서버를 나눠 유저들을 수용하는 편이다.

반면 듀랑고는 채널 또는 인스턴트 던전이 없다. 플레이 장소는 섬으로, 유저수에 맞춰 생성된다. 이은석 PD는 "최종 목표는 모든 유저들 사이에 장벽이 없는 글로벌 단일서버"라며 "전 세계에 각각 론칭한 뒤 차츰 통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듀랑고 소개 이미지.<넥슨 제공>

◇ 넥슨, 글로벌 게임명가 등극할 수 있을까

이날 자리에선 듀랑고에 대한 야심찬 포부도 들을 수 있었다. 이 PD는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10년 이상 장수게임 등의 목표를 제시하며, "듀랑고란 이름이 누군가에겐 인생 게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노정환 넥슨 본부장도 "사업팀은 매출에 관심이 높지만, (듀랑고는) 여타 게임과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순위 (또는 매출) 경쟁보다 듀랑고가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듀랑고를 통해 넥슨이 좋은 게임을 (개발) 서비스 하는 회사로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넥슨이 글로벌 게임명가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실 넥슨은 매출만 따지면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수위권에 들지만, 게임명가라는 타이틀을 얻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히트작이 메이플스토리, 카드라이더,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으로 깊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이 같은 평판은 국내 여타 게임사들도 마찬가지다. 게임업계 최고 권위의 상인 '고티(GOTY, Game Of the Year)' 후보작에 국내 게임이 오른 건 2017년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유일하다.

다만 다수의 유저들이 자유로운 오픈월드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런스 유지 등 운영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이 PD는 이와 관련, "매출보다 더 중요한 목표는 오래가는 게임이 되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은) 편의성, 시간단축, 외형치장 위주로, 성능보다 감성적 만족감에 과금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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