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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리포트] 올해 경기, 선진국이 주도… “잠재성장률 둔화에 주의”
세계은행은 주요국 대부분이 2018년에 양호한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장기적 잠재성장률은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김용 세계은행 총재. <뉴시스/신화>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세계은행(WB)이 새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매년 1월과 6월 발표되는 이 보고서들은 비록 한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세계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거대금융기관의 시선을 담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보고서는 작년 6월에 발표됐던 국가별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부분 상향조정해 눈길을 끌었다.

◇ 선진국 중심의 경제회복세 지속될 듯

2008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저성장의 긴 터널도 어느덧 끝이 보이고 있다. 2016년에 2.4%였던 세계경제성장률은 다음 해 3%가 됐고, 세계은행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2018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1%로 예상했다. 작년 6월 발표했던 예상치인 2.9%보다 0.2%p 높아진 수치다. 세계은행 스스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구의 전 지역이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한 첫 보고서”라고 밝혔을 만큼 투자와 생산, 교역 분야에서 긍정적인 전망들이 다수 제시됐다. 특히 실제 GDP와 잠재 GDP의 차이인 GDP 갭이 10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올해가 국제경제계에 하나의 전환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국제 경기회복세의 주역으로 뽑힌 것은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이었다. 세계은행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성장 전망을 0.3%p, 유럽 지역은 0.6%p 높였다.

작년 정치적 불안과 허리케인 피해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다수 기록했던 미국은 올해도 경제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 분야의 반등과 약한 달러, 튼튼한 내수가 주된 요인이며,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감했던 평균임금도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감세안은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도록 장려할 것으로 기대 받는 중이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5%로 예측됐으며, 2019~20년에도 2.1%대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유럽 지역도 작년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9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실업률과 각국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바탕으로 올해 2.1%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리라 예상됐다. 물가상승률이 아직 목표치에 미달하는 만큼 유럽중앙은행(ECB)는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불안요소는 여전히 낮은 임금수준이다.

작년 1.7%의 고성장을 달성한 일본은 올해도 수출과 내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양호한 18년 전망(1.3%)에 비해 미래는 마냥 밝지만은 않다. 세계은행은 일본의 고령화가 노동시장을 제약해 2019년과 20년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0.8%와 0.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신흥국 중에선 무역상황이 개선된 러시아·브라질 등 자원수출국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6.4%로 다소 낮았으며 정세가 불안정한 터키·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당초 예상보다 경기가 침체될 국가들로 뽑혔다.

세계은행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작년 6월 발표했던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대부분 상향시켰다. <그래프=시사위크>

◇ 장기 성장률은 둔화 전망… “인적자본에 더 투자해야”

긍정적으로 조사된 올해와는 별개로, 향후 10년간의 세계경제전망은 다소 어두운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력의 둔화현상은 이미 현실이 됐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20년 동안의 평균 세계경제성장률이 3%였던데 반해 최근 5년간(2013~2017년)은 2.5%에 불과했으며, 이 기간 동안 선진국의 잠재성장률은 장기 평균의 87% 수준에 불과했다. 잠재성장률을 깎아먹는 전통적 요소였던 정치적 불안정성과 지역적·이념적 분쟁이 옅어진 대신, 고령화와 노동인구의 증가 및 생산성 증가율의 둔화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든 국제무역량이 이를 증명한다. 2000년대 초중반 1.5%에서 2.4%까지 관측됐던 GDP성장률 대비 무역증가량은 금융위기 이후 1~1.1%대로 낮아졌다. 한편 만성적인 고령화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세계은행은 현재의 흐름이 유지될 경우 향후 10년간 세계 잠재성장률은 0.2%p 줄어들 것이며, 이는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을 0.5%p 낮추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가 직접 언급한 바에 따르면 ‘공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메시지’인 셈이다.

잠재경제성장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제시된 것은 교육과 건강, 노동구조의 개혁이었다. 바꿔 말하면 인적자본에 대한 폭넓은 투자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 중등교육 등록률이 선진국의 3분의 2 수준, 기대수명은 10년 가까이 짧은 것으로 나타나 해당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됐다. 에너지 보조금을 줄여 재정상의 여유를 확보하지 않는 석유수입국이나 더 많은 국민들이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 국가들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현우진 기자  hwjin02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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