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사업부로 거느리고 있는 롯데쇼핑이 2006년 상장 후 두 번째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를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상 두 번째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회사 측은 영업권 손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지만, 백화점‧마트 등 '맏형'들의 부진도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나 마냥 안심할 수 만은 없는 형편이다.

◇ 3분기 누적손실 4,176억… 흑자 달성 ‘먹구름’ 

롯데쇼핑이 2년 만에 적자 전환 될 모양새다. 지난 2015년 3,461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경험했던 적자의 쓴 맛을 다시금 맛봐야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4,176억)가 워낙 커 4분기 실적만으로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당기순이익 뿐만이 아니다. 곤두박질치고 있는 영업익도 롯데쇼핑의 시름을 깊게 하는 요인이다. 아직 영업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적은 없지만, 추락 속도가 심상치 않다. 2013년 1조4,853억원에 이르렀던 영업익 규모는 2년여 만에 8,53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사정 역시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9,404억)때와 마찬가지로 영업익 1조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분기까지 롯데쇼핑의 누적 영업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00억 가량 적은 2,580억원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던 중국발 사드 보복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롯데쇼핑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롯데마트다. 지난 3월 이후 중국 정부의 롯데마트에 대한 제재 수위가 여전히 낮아지지 않고 있다. 10개월 째 영업정지 중이다. 매각 작업도 난항에 빠졌다. 중국 정부의 보복에 부담을 느껴서인지 마땅한 인수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일각에선 ‘중국 철수 철회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그사이 롯데마트가 포함됨 할인점 사업에서만 3분기 동안 1,819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 백화점·마트, 제 역할 못하는 ‘맏형들’

이럴 때일수록 맏형격인 백화점 부문이 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계열 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투해야 하지만, 제 코가 석자인 형편이다. 매출과 영업익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하락했다. 매출은 지난 3분기 보다 3,300억원 줄어든 5조6,900억원을, 영업이익은 800억원 가까이 줄어든 2,970억원을 기록 중이다.

업계 순위에 결정적인 시장점유율도 하락세다. 2013년 46%를 넘보던 시장점유율도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지난해 40%대까지 떨어졌다. 롯데쇼핑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한중간 외교마찰 탓으로 돌릴 수 없는 대목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대규모 손실은 올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영업권 손상처리분을 반영하다 보니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백화점 부문도 신규 출점을 하지 않다 보니 점유율이 줄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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