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사의 오버워치가 국내에서 시들한 모양새다. 사진은 오버워치 스크린샷.<블리자드>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한때 리그오브레전드와 국내 PC방 점유율 1~2위를 다투던 오버워치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유사장르인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때문으로만 해석하기엔 석연치 않다. 일각에선 블리자드 코리아의 방만한 운영이 오버워치의 하락세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 3위로 밀린 오버워치, '배그' '핵' 탓

12일 게임트릭스의 집계에 따르면 오버워치의 PC방 점유율은 지난 11일 기준 11.6%로 3위를 기록했다. 1~2위인 배틀그라운드(30.52%, 이하 배그), 리그오브레전드(22.86%, 이하 LOL)과 두 배 이상의 격차다.

재작년 6월 출시 이후 LOL과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해 10월 3위로 내려오면서 재기는 요원한 모양새다. 이에 일부 유저들은 이제 '망겜'(망한 게임)이라는 단어도 입에 올린다.

지난 11일 기준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게임트릭스>

부진의 원인엔 지난해 최대 흥행작인 배그가 꼽힌다. 실제 지난해 11월 배그가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국내 PC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오버워치의 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그 전까진 배그는 스팀에서 패키지로 구매해야 플레이가 가능했다.

또 FPS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이 팀 전에 부담감 없는 배그를 선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두 게임은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동일하다. 그러나 오버워치는 6대 6 진영전인 반면, 배그는 100대 1 또는 100대 3의 배틀로얄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배그는 플레이를 잘 못해도 팀원에게 욕을 듣는 스트레스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팀전 방식인 LOL도 여전히 인기를 끈다는 점에서, 오버워치의 일방적인 몰락은 석연치 않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블리자드사가 '핵 프로그램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유저는 "본사는 핵을 방지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지만, 국내의 블리자드 코리아는 솜방망이 처벌에만 급급했다"며 "(그 결과) 해외는 충격에서 벗어나 플레이어 수가 꾸준히 증가한 반면, 한국에선 최악의 게임이라는 이름표가 붙었다"고 말했다.

◇ 해외선 여전히 인기… 국내회복 가능성은?

물론 오버워치를 당장 '망겜'으로 부르기엔 적절하지 않다. 배그에 밀린 모양새지만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 3위는 무시하지 못할 성적이다.

또 오버워치는 국내·외에서 e스포츠로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열린 오버워치 대회의 온라인 중계 관객 수는 국내 기준 40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블리자드사는 '지역연고제' 구단주시스템' 등을 오버워치 리그에 도입키로 하면서, 장기 흥행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블리자드사가 국내 운영만 잘한다면 역주행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게임 특성 상 캐릭터 수가 많다는 점은 한번 접은 유저들의 복귀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버워치가 국내서 재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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