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봉합 사실상 물건너가… 내달 4일 전대 소집키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논의하는 첫 공식절차인 국민의당 당무위원회는 향후 통합논의가 얼마나 어려울 것인지를 보여준 예고편이었다. 당무위는 시작부터 통합찬성파와 반대파 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간신히 개의됐다.

이 때문에 통합파는 마지막까지 반대파를 설득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분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안건을 상정하기 위한 당무위원회를 소집했다.

개의와 함께 통합 반대파 의원들 및 당직자들은 당 지도부의 입장 금지 조치에 격렬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은 서로 밀치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안철수 대표 측에서 당무위원이 아닌 사람 중 의원들의 경우 입장을 허용했지만 반대파의 항의는 계속됐다.

통합 반대파인 유성엽 의원은 "다른 당무위와 달리 이번은 당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며 "최고위나 의원총회에 왜 보고하지 않았는지부터 말해달라"고 비판했다.

장정숙 의원은 당무위원인데도 회의장 입장이 막혔다면서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느냐"라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장 의원이 "뭐하는 것들이냐"고 비난하자 자리에 있던 당무위원들도 "뭐하는 것들이라니, 의원이면 다냐"라는 식으로 서로 간 언성을 높였다.

안 대표는 개의사 중 일어난 이같은 소란을 말없이 지켜보더니 "제 발언의 취지는 아시리라 믿고 이정도로 인사말을 갈음하겠다"라며 서둘러 자리를 정돈했다.

이후 유성엽 의원은 회의장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강행하면 파국이다. 안 대표도 죽고 우리도 죽고 다같이 죽는 공멸"이라며 "오늘 당무위가 무산돼 시간을 벌어 대화 시간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자신의 SNS에 "당무회의장이 아수라장이다. 두려워서 문 잠그고 친안파 담합대회를 하다니 참으로 안 대표 처량하다"라며 "안철수의 새정치는 용팔이구정치가 됐다. 어쩌다 사람이 저 모양이 됐을까"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이 12일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당무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유성엽 의원이 당무위 개최에 대해 항의를 하기도 했다. <뉴시스>

생각할 수 있는 국민의당 분당 시나리오는 크게 '통합반대파의 이탈과 신당창당' 혹은 '통합파의 탈당 및 바른정당 합류'로 구분할 수 있다. 이를 결정짓는 요소가 전당대회 개최 여부인데 통합파는 전대 개최, 반대파는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누가 짐을 싸고 나가느냐의 문제인 셈이다.

통합파가 이날 당무위를 통해 전대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당연직 대표당원 500명 선임 등을 추진한 것도 전대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반대파는 이를 '당헌당규 위반'으로 규정, 절차적 문제점을 끊임없이 거론하고 있다.

통합파와 반대파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양쪽 다 비례대표 의석수가 걸려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례대표는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 13명 중 김중로·이태규 등 8명이 찬성파, 이상돈·박주현·장정숙 등 3명이 반대파, 박선숙·최도자 의원은 중립파로 분류되고 있다. 찬성파가 수는 더 많지만, 교섭단체구성이라는 측면에서 반대파도 한 석이라도 더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안 대표가 탈당 비례대표를 제명해 의원직을 유지하게 하는 '합의이혼'을 거부하면서 양쪽 다 물러날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내홍 봉합에 주력하던 중재파도 점점 통합파와 반대파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몰리는 모습이다.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국회 부의장, 주승용·황주홍 의원 등이 중재파로 거론되는데 김 원내대표는 반대파로, 주 의원은 찬성파로 합류할 것이란 관측들이 나온다. 이 외에 중립·유보파 중 각각 안 대표계와 주 의원계로 불리는 김성식·최도자 의원은 통합파로, 지역구가 호남인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은 반대파로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당무위를 통해 내달 4일 전당대회를 소집키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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