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에서 신규 상장한 두 가상화폐가 비정상적인 시세를 보였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 가상화폐다. 지난해 시세급등과 함께 투기 광풍이 일었고,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가상화폐 투기 광풍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로선 별다른 피해구제방안이 없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에서다. 고팍스는 지난 12일 오후 11시 30분을 기해 가상화폐 ‘시빅’과 ‘이그니마’를 상장했다.

시빅과 이그니마 모두 이미 다른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던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가상화폐는 아니었다. 시빅은 약 1,500원, 이그니마는 약 8,000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

그런데 고팍스에서 두 가상화폐의 거래가 시작되자 비정상적인 일이 발생했다. 시빅과 이그니마 모두 180만원이 넘는 금액에 최초가가 형성돼 거래가 이뤄졌다. 이후 시세는 급락했고, 이내 다른 거래소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상 시세의 1,000배 이상 높은 금액에 거래되더니 불과 몇 분 사이에 99% 이상 시세가 추락한 것이다.

이 같은 소동이 벌어진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높은 가격에 두 가상화폐를 매입한 이들은 순식간에 투자금의 99%를 날리는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됐다.

이번 사태는 두 가상화폐가 상장되자마자 누군가 높은 금액에 매도를 내놓았고, 이 금액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촉발됐다.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나 시세에 대한 정보 없이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 보니 발생한 일이었다. 일각에선 특정 세력의 ‘작전’에 대한 의심의 눈길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일을 예방할 방법도, 이에 따른 피해를 구제할 방안도 현재로선 없다는 점이다.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순식간에 수천배의 수익을 거둔다 해도 이에 대한 제재나 과세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상화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무작정 미래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지나친 투기 광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존폐 여부를 비롯한 대책마련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인 만큼, 개인 차원에서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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