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흥행역사를 써나가고 있지만, e스포츠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4일 OGN(온게임넷)에서 개최한 'HOT6 펍지 서바이벌 시리즈 베타(HOT6 PSS Beta)'의 한 장면. 경기 시작 20분이 경과됐지만, 20팀, 70명이 생존 중이다.<온게임넷 유튜브>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가 e스포츠화를 진행 중이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너무 지루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일각에선 장르와 게임 특성상 e스포츠에 맞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펍지는 현재 진행 중인 리그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최적의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 글로벌 흥행작 ‘배그’… ‘보는 게임’으론 글쎄

블루홀 게임개발 자회사 펍지주식회사가 지난해 초 출시한 배그는 2017년 최대의 글로벌 흥행작이다. 해외 게임플랫폼 스팀에서 접속자 수 310만 명을 돌파했고, 국내 시장에선 5년 간 PC방 점유율 1위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선두에 섰다.

이는 오픈월드로 생성된 섬에서 100명의 유저가 맨몸으로 투입돼 생존게임을 벌인다는 독특한 설정 덕분으로 보인다.

현재는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을 넘어, 함께 즐기는 e스포츠로 진화를 도모 중이다. 지난해 8월 게임스컴 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최근 APL(아프리카 펍지리그), OGN(온게임넷) 펍지 서바이벌 시리즈 등 국내외에서 배그의 리그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다소 지루하다는 반응이다. 선수들이 광활한 맵에 투입돼 교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시간경과에 따라 생존영역(자기장)이 줄어들고, 플레이어들은 결국 한 자리에 만난다.

그러나 초반부 장비를 챙기거나 이동하는 장면이 많아,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한 라운드에 투입되는 팀과 유저 수가 많다보니 경기 내 발생하는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대회별 차이는 있지만, 한 라운드에 투입되는 인원은 총 80명(20팀) 가량이다.

한 시청자는 “FPS(1인칭 슈팅게임) 특성 상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며 “LoL,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처럼 E스포츠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엔 한계가 보인다”고 말했다.

배그가 흥행할 수 있었던 장점이 e스포츠화에는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 펍지 “적합한 방식 찾아가는 단계”

이에 다양한 해법이 제기된다. 우선 옵저버 수를 늘려 게임 내 발생하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플레이와 중계에 약간의 딜레이를 준다면, 중요한 일들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또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선 “플레이 영역을 절반으로 줄여 15분 안에 끝나는 게임모드를 원한다”며 “보정을 위해 차량 등 이동수단을 늘리자”는 말이 나왔다. 그 외 ▲토너먼트 단계에서 준결승 또는 결승전을 제외하고 승점 등을 통해 진출팀을 뽑자는 제안도 나왔다.

펍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여러 피드백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현재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하나의 과정으로, 점차 개선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용 맵을 선보이는 걸 현재 언급하기엔 어렵다”며 “해외에선 80명보다 더 적은 인원 수로 하는 곳도 있다.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 찾아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존영역이 랜덤으로 줄어들어 운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지적엔 “배틀로얄이란 게임 자체의 특성으로, 그게 핵심”이라며 “선수나 유저들도 그런 요소들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변수를 극복함으로써 희열을 얻기도 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전략을 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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