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MB정부 시절 발생한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서 ‘키맨’으로 떠올랐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핵심 인물은 김백준이 아닌 김희중이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말이다. 과거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렸던 그는 17일 tbs 교통방송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김희중의 진술로 MB가 급해졌다”고 설명했다. MB정부 시절 발생한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서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키맨’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김희중 전 실장은 MB의 ‘성골 집사’로 불린다. MB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자금 관리를 해온 탓에 “MB의 돈은 김희중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검찰에서 김희중 전 실장을 주목한 배경이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특활비를 MB의 해외 출장 당시 달러로 환전해 전달했고, 이중 일부는 김윤옥 여사에게 전달돼 사적으로 사용된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김희중 전 실장의 ‘배신’을 주목했다. 김희중 전 실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 실제 정두언 전 의원은 “(김희중 전 실장이) MB에게 내팽겨져 철저한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김희중 전 실장은 2012년 7월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1억8,000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사실상 청와대에서 쫓겨났다. 항소는 하지 않았다. MB의 사면을 기대했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면은 없었다.

김희중 전 실장은 1년3개월을 복역했다. 비극은 만기출소 1개월을 앞두고 벌어졌다. 생활고를 겪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귀휴를 받아 문상객을 맞았다. MB는 조문은커녕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 MB와 맺은 15년 인연이 끊어진 순간이다. 때문에 김희중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MB를 두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리어 검찰 조사에 적극 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구속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5일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와 관련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서 김희중 전 실장을 제외시켰다. 조사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를 고려했다는 것.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구속됐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