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수목드라마 ‘마더’ 포스터 < CJ E&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학대받는 아이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둘러봐야 한다. 이런 메시지를 사회적으로 전해야 하지 않나 싶다. 책임감으로 선택했다.” (배우 이보영)

눈물을 참지 못했다. 울먹이는 목소리를 간신히 진정시키며 강한 책임감을 내비쳤다. ‘믿고 보는 배우’ 이보영이 사회에 던질 묵직한 메시지를 갖고 돌아왔다. ‘진짜 엄마’ 이보영이 그리는 가슴 시린 모성애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출 수 있을까?

케이블채널 tvN 새 수목드라마 ‘마더’(연출 김철규, 극본 정서경) 제작발표회가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 셀레나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과 정서경 작가를 비롯해 배우 이보영, 이혜영, 고성희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더’는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엄마가 되기엔 차가운 선생님 수진(이보영 분)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8살 여자아이 혜나(허율 분)의 진짜 모녀가 되기 위한 가짜 모녀의 가슴 시린 러브 스토리를 담았다.

김철규 감독은 “모성에 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혹독한 상처 때문에 자신이 절대로 엄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 될 수 없다고 믿었던 한 여자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어린 영혼을 만나면서 자신도 깨닫지 못했던 잠재해있던 모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진지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나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이보영이 ‘마더’에서 가슴 시린 모성애 연기를 펼친다. < CJ E&M>

매 작품마다 새로운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구축한 배우 이보영이 수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수진은 엄마가 되기에는 차가운 선생님이지만 자신의 마음 한구석을 가득 채우는 혜나를 만나면서 내면에 있던 뜨거운 모성애가 발현되는 인물. 특히 가짜 모녀에서 진짜 모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보영이 그려낼 혜나와의 가슴 시린 ‘모녀 로맨스’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보영은 “아이를 낳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 학대 기사만 눈에 띄었다”라고 울먹이며 “(작품 선택) 당시만 해도 두 세건 정도가 연달아 보도됐었다. 주변에 학대받는 아이들에 대해서 더 둘러보고 관심을 갖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싶을 때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 대본이 재미있어서 시청률이 좋아서라기보다는 그때 당시 심정으로 뭔가의 책임감으로 선택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보영의 모성애를 자극할 혜나 역은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연기 경험이 전무한 아역배우 허율이 맡았다. ‘마더’ 제작진은 허율을 가장 늦게 공개하며 공을 들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허율 캐스팅에 대해 “가장 고민하고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털어놓으며 “천사같이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느낌과 더불어 어떨 때에는 어른스럽고 훨씬 더 생각이 깊고 속이 깊은 아이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상반된 두 가지 측면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건데 2개월여에 걸쳐 400여 명의 아역배우를 만났고 우리가 그렸던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친구가 허율이 아니었나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마더’에서 각기 다른 모성애를 그려낼 이혜영(왼쪽)과 고성희. < CJ E&M>

어린 혜나를 방치하는 친엄마 자영 역에는 고성희가 분한다. 홀로 혜나를 낳고 기르면서 자신의 불운한 처지를 모두 혜나 탓으로 돌리며 분노 어린 애증을 드러내는 인물. 데뷔 후 첫 엄마 연기에 도전하는 고성희는 연기 고충을 토로했다.

고성희는 “허율이 사랑스럽고 예쁘다. 그래서 소리를 지르고 이래야 하는 장면에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다. 굉장히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모성애를 갖고 있는 인물이 아니라서 본능적인 자기의 감정에 따라서 아이한테 그런 행위를 가할 수밖에 없는 자영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자영의 감정과 상태, 배경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혜나를 둘러싼 두 엄마 이보영과 고성희 외에도 또 하나의 모성애가 그려진다. 7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배우 이혜영이 주인공. 극중 이혜영은 카리스마 넘치는 관록의 여배우 영신으로 분해 남편 없이 홀로 세 딸 수진과 이진(전혜진 분), 현진(고보결 분)을 키워낸 강인한 어머니 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이혜영은 “그동안 엄마 역할을 몇 번 했었지만 늘 뻔한 엄마였다”라며 “딸 엄마는 처음인데다가 딸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연기가 굉장히 다양하게 보일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차영신은 특별한 캐릭터다. 초월한 사랑이다”라고 밝혔다. 

김철규 감독(왼쪽)과 정서경 작가가 ‘마더’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CJ E&M>

‘마더’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성애를 소재로 뜨거운 모성, 강인한 모성, 불안한 모성까지 다양한 어머니의 모습을 담아낼 예정이다. 특히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 여성이 천천히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그려질 감동과 따뜻한 위로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그리고 제작진과 배우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 그 이상의 메시지가 사회에 전해지길 기대한다.

김철규 감독은 “드라마를 통해서 ‘모성은 위대하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고통스럽지만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아동 학대 문제들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한 번 더 사회적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그런 아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정서경 작가도 “‘마더’는 모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강인한 한 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혜나가 참 힘들고 험한 일을 당했지만 끝까지 스스로 힘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등장인물 모두가 아이이면서 어른인 사람들이다. 그 상황 속에서 극복해나가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모습을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학대를 당하는 한 아이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불편한’ 이야기를 담은 ‘마더’. ‘마더’가 전할 이야기는 때로는 불편하고 보기 힘든 진실이지만 외면해서는 안 될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묵직한 이야기로 풀어낼 ‘마더’의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4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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