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우리카드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드업계에는 올해 유독 ‘새내기 CEO’가 많이 등장했다. 업황 악화로 수익성 부진이 현실화되자 수장 교체 바람이 지난해 말 업계 안팎에서 세차게 불었다. 정원재 우리카드 신임 사장도 이같은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등장한 CEO 중 하나다. ‘업황 악화’의 험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 수익성 전망 빨간불… 앞길 험로 예상

카드업계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신흥 경쟁자 출현 등으로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서다. 이미 수익성 감소는 현실화됐다.

지난해 3분기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이익은 4,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쪼그라들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1조8,352억원)은 전년대비 17.1% 올랐지만 일부 카드사들의 일회성 이익 반영 요인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수익성은 악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실적 악화 흐름은 올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형편이다.

이에 카드사 CEO들의 어깨에 짊어진 부담은 적지 않다.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된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도 마찬가지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줄었다. 우리카드는 적자전환한 롯데카드를 제외하고 전업계 카드사들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역시 12%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의 최우선 과제는 악화된 수익성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다.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인 가맹수수료는 지속적인 인하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우리카드는 해외 시장 공략, 디지털 서비스 강화, 고수익 중심 캐피털금융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미얀마에 현지법인인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설립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 허리띠부터 졸라매는 우리카드

향후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글로벌 사업 강화도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부문 취급액 확대도 전망된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할부금융 및 리스자산 규모는 4,8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9% 증가했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카드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허리띠 졸라매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카드는 이미 부가서비스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에 들어갔다. 우리카드는 최근 연간 이용액이 일정액 이상 달할 때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우리V클럽’에서 V다이아몬드(연간 이용액 5,000만원 이상) 고객에게 제공했던 공항 라운지 이용 바우처 2매 증정 혜택을 폐지했다.

우리카드는 오는 4월이면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전업계 카드사로 출범한 지 만 ‘5주년’을 맞는다. 우리카드는 그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 8.85%까지 키웠다. 물론 최근들어 점유율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목된다. 카드업계가 생존기로에 놓인 가운데 정 사장이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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