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성명서 비판과 관련 측근들에게 “일체 대응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다시 머리를 맞댔다. 문재인 대통령이 MB의 성명서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힌 데 대해 대응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MB를 대신해 자신들이 목소리를 내야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강경한 입장을 담은 논평을 만들어 MB에게 보고했다. MB는 고개를 저었다.

뉴스1과 중앙일보 등이 18일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MB는 측근들에게 “일체 대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성명서를 통해 이미 입장을 설명한 만큼 굳이 다시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 한 측근은 언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몇 사람이 모여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얘기했는데, MB가 일체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MB 진영은 공식적인 대응을 피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는 숨기지 않았다. 정면충돌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날 이효재 전 정무수석은 “MB정부도 5년 집권했다. 저희들이라고 아는 게 없겠느냐”며 폭로 가능성을 언급했고, 김두우 전 홍보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에 있었던 분들은 한 점 부끄럼 없이 유리알처럼 투명했느냐”고 반문했다.  

MB 측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분노’ 발언에 대해 “(MB의 성명서 발표가) 대단히 아프고 당황했던 것 같다”고 평가하며 “분노한다고 해서 정치보복의 본질은 바뀌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날 MB는 출근하지 않은 채 서울 논현동 자택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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