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CJ푸드빌이 복병을 만나 자금 부담이 커지게 됐다. <시사위크DB>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수익성 개선에 고심하고 있는 CJ푸드빌의 속앓이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자칫 완전자본잠식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자금 부담이 늘어날 일이 생겼다. 경쟁사인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고용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또한 제빵기사들의 처우개선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점에 실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천문학적 금액이 예상되는 무형의 손실까지 안게 됐다.

◇ ‘내 코가 석자’ CJ푸드빌… 복병에 재무부담↑

19일 업계와 CJ푸드빌에 따르면 CJ푸드빌은 뚜레쥬르 제빵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파리바게트가 자회사를 설립해 제빵기사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하면서,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협력업체를 통해 고용 중인 1,500여명의 제빵기사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임금인상폭 등 다양한 근무 여건 개선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다만 뚜레쥬르 제빵기사들의 근무 시간이나 업무 강도가 경쟁사 대비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결정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제빵기사 임금 개선책과 관련해 “당연히 고민해야할 부분”이라는 입장이지만, 그 속내는 결코 달가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상폭을 떠나 ‘한 푼이 아까운’ CJ푸드빌로서는 자금 부담을 가중 시키는 복병을 만난 격이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은 연속된 적자와 높은 부채에 허덕이는 등 재무 사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2년 연속 영업적자’, ‘부채비율은 8,127%’. 외식 전문기업 CJ푸드빌의 현 주소다. 자금 사정을 악화시킨 핵심 원인으로 지목받는 해외법인에서만 지난해 15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5년 내 투자금을 회수하고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들어갈 것”이란 CJ푸드빌의 자신감이 설득력을 잃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CJ푸드빌은 완전 자본잠식의 위기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하는 위급한 처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푸드빌의 지난해 90%의 부분 잠식률을 보이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턱 밑까지 다다른 셈이다.

◇ 新격전지서 굴욕 맞본 외식명가

이런 상황에서 CJ푸드빌은 외식 전문기업이라는 이름을 무색케 하는 굴욕을 맞보고 있다. 국내 주요 외식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찰에 실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18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 인천공항 제2터미널 어디에도 CJ푸드빌 계열의 브랜드는 찾아 볼 수 없다.

CJ푸드빌은 연간 1,800만명의 잠재 수요가 예상되는 핵심 상권을 놓친 것일 뿐만 아니라, 홍보 효과까지 계산할 경우 그 손실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입찰제한서를 현실적으로 내다보니 가격을 높게 써낸 경쟁사들에 밀려 입찰에 떨어졌다”면서 “기존 제1터미널의 랜드사이드 1층과 3층에서 제일제면소,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등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제2터미널 미운영에 따른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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